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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미나지상중계-구조조정 이렇게 하라
발간일 첨부파일
"지난 6월12일 조동성 원장은 한국경제신문사 주최 세미나에서 IMF 시대에 한국경제가 이룩해야할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관해 8시간 동안 마라톤식 강의를 진행하였고 그 연구결과를 모아 책으로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경제의 위기를 외환위기나 금융위기가 아닌 실물위기 즉, 기업위기로 규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구조조정(restructuring)]을 제시하고 있다. [구조조정]이란 "모든 시스템과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으로써,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보여지는 모든 사회현상이 바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 우선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손해를 줄이거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바로 [손익구조조정]이며, 그 중에서 비용 항목을 변화시키는 것이 [비용구조조정]이다. 조직도표상의 구조조정으로는 채용규모 축소, 임금삭감, 재교육, 전환배치, 계열사 파견,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인력구조조정], 팀제를 도입하거나 유사한 부과를 통폐합함으로써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장과 사원 사이의 의사결정단계를 7∼8단계에서 3∼4단계로 줄이는 [조직구조조정]이 있다. 해외 시장 중에서 특화할 지역과 포기할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시장구조조정]이며, 여러 제품 중에 이익을 낼 부문과 전망이 어두운 부문을 구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제품구조조정]이다. 대차대조표상에서도 구조조정이 일어나는데, 미래에 다가올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부채를 줄이고 자기자본을 높여 부채비율을 개선하는 것이 [재무구조조정]이며, 집중 투자할 사업과 포기할 사업을 구별하는 것이 [사업구조조정]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을 살펴보면, 상여금, 복리후생비, 교육훈련비 등 비용과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 인력을 줄이지 않는 회사가 없을 정도로 비용구조, 인력구조를 조정하고 있는데, 위에서부터 아래로, 즉 가장 쉽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비용구조, 인력구조, 조직구조에 대한 구조조정을 가장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제품 시장매트릭스상의 시장구조, 제품구조를 조정하고, 마지막으로 대차대조표상의 재무구조와 사업구조를 조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에는 엄연한 수순이 있다. 올바른 수순은 비용, 인력 등 잔가지가 아니라 뿌리와 큰 줄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먼저 큰 규모로 사업구조를 조정하고, 한계사업을 정리하여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확보한 재원으로 재무구조를 조정하고, 그 수준에 맞는 제품과 시장구조를 조정한다. 그리고 새로운 사업구조, 제품구조, 시장구조에 걸맞은 조직형태를 갖추고, 인력을 재조정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비용구조와 손익구조는 자연스럽게 조정된다. 기업이 여행경비, 교육비, 연구개발비를 조금 줄인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먼저 사업구조와 재무구조가 조정되어야, 불필요한 사업에 대한 낭비성 투자가 줄어들고, 부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줄어들게 되므로 근본적인 재무구조조정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백년하청(百年河淸)격으로 너무 작은 것, 자질구레한 일에 매달려 있다. 바둑을 둘 때 수순을 그르치면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듯이, 사업구조조정에서 시작하여 손익구조조정에 이르는 이 과정도 순서를 정확히 지켜야 한다. 그런데 왜 한국기업의 경영자들은 틀린 수순을 택하고 있는가? 그 이유는 소위 오너라고 불리는 대주주 경영자들이 사업구조조정을 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주주 경영자들의 [의식구조조정]이 일어나야 한다. 대주주 경영자들의 의식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의 [지배구조조정]을 통해 소액주주의 권한을 법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사외이사제도를 활성화하여 대주주 경영자들의 독선을 견제해야 한다. 또한 경영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지배구조를 도입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정부가 [재벌구조조정], 즉 그 동안 재벌그룹을 정책 수단으로 하여 경제개발을 추진해오던 기존 방식을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이는 [산업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축소되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정부가 축구선수단의 코치처럼 능동적으로 기업경영에 대한 개입을 하는 것이 좋은가, 축구경기의 심판처럼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기업경영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상충한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정부 역할은 심판과 코치 중에 어느 쪽이어야 하는가? 이에 대한 정답은 한국경제가 21세기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국가지도자의 비전이 [경제구조조정]을 통해 가시화 될 때 비로소 나타난다. 그러나 경제구조에 대한 정부의 선택도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민의 [가치구조조정]에 의해 좌우된다.


이렇게 구조조정의 단계를 14가지로 정리해 보면, 결국은 우리자신이 어떠한 마음의 틀(mindset)을 잡아야 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결국 미시적 수준(micro-level)의 [기업구조조정]은 중간 수준(meso-level)의 [산업구조조정], 거시적 수준(macro-level)의 [경제구조조정], 그리고 초월적 수준(meta-level)의 [국민가치구조조정]의 바탕위에서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