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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테마보고서] 의료산업정책
발간일 첨부파일
병원경영연구회 모임이 본격적인 연구기관으로 발전하여 새로이 '병원경영연구센터'로 문을 열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체계적이고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하여 국내 보건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호에서는 병원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관계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한 가톨릭대학의 김기찬 교수님의 논문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의료기관의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글이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효율적 의료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의료산업정책에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가에 대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의 권순만 교수의 글을 소개합니다.
나아가 규제가격이 원가에 비례해서 결정된다면 공급자가 비용을 절감할 유인은 더욱 적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원가의 측정이 매우 힘들고 또 설사 의료비용을 측정하더 라도 그 수준이 정당한지 즉 공급자가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한 결과인지 알 수 없으므로 원가에 기초한 개별 의료서비스의 가격규제는 현실적으로나 그리고 이론적으로나 큰 한계를 가진다. 서비 스의 질은 가격의 수준 뿐 아니라 시장에서의 경쟁 압박에 의해 결정되는데 의료시장의 불완전경 쟁을 고려하면 수가가 인상된다고 하여도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된다는 보장 또한 하기 힘들다. 대중교통의 요금인상과 서비스 향상 논쟁을 생각하면 이를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개별 의 료서비스 별로 가격을 책정하고 규제하는 현행제도하에서는 가격수준이 원가에 비해 적정한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며 의료공급자, 소비자, 보험자와 정부, 어느 누구도 만족을 느끼 지 못할 것이다. 의료서비스의 가격결정을 온전히 시장기능에 맡길 수 없고, (원가에 기초한) 가격통제 역시 비효 율적이라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정부가 개입하되 정책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른바 유인규제(incentive regulation)의 한 형태로서 각 병원에서 해당 질환을 가진 환자 를 치료하는데 필요한 포괄적인 의료서비스들의 최종비용을 파악하여 이를(여러 병원의 비용을) 평 균한다면 각 질병의 치료에 평균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수많은 개별 서비스별 그리고 원가 항목별로 비용을 계산하지 않고 질환별로 필요한 서비스들의 포괄적인 최종 비용만을 파악하므로 규제가격을 결정하는데 따른 비용이 절감된다. 나아가 책정되는 가격수준이 많은 병원들의 비용의 평균에 기초하기 때문에, 해당질환을 치료하는데 다른 병원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비효율적인) 병원은 보상가격보다 생산비용이 높아 손실을 보므로, 병원들의 효율적인 의료공급 행태를 유도할 수 있다. 책정되는 가격의 수준이 경쟁 공급자들의 비용(성과)에 의해 결 정되므로 공급자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간접적으로 경쟁한다는 의미에서 yar
stick competition의 한 형태이다. 입원환자의 진단명이 결정되면 실제 입원일수나 치료비용에 관계없이 미리 책정된 금액만을 병 원에게 지불해주는 진단명(DRG: Diagnosis Relate
Group)기준 선지불포괄수가제(PPS: Prospective Payment System)가 그 대표적인 예이며 우리 나라에서도 몇 가지 질환에 대해 시범 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질환별로 병원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실제 발생한(사후적) 치료비용과 관 계없이 사전적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치료비용을 절감하려는 유인이 강해진다. 개별 서비스가 아닌 질환별로 가격보상 수준이 포괄적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병원은 해당 질환을 최소 비용으로 치료하 기 위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최적으로 조합할 강한 유인을 가지는 것이다. 개별 서비스별로 가격 규제를 할 때 생기는 진료비용의 청구 및 심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 가격결정비용의 감소와 함께 정부의 총규제비용이 감소된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따라서 지나친 비용절감 압박에 의한 의 료의 질 저하를 통제하는 노력과 함께 이 새로운 지불보상제도를 도입한다면 의료산업의 효율은 훨씬 증대될 것이다.

권순만 교수(병원경영연구센터, 서울대) kwons@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