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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테마보고서] 병원경영의 패러다임 전환
발간일 첨부파일
금년 10월 연구정책본부로부터 분리, 독립한 컨설팅팀은 현재 수행중인 병원관련 프로젝트를 계기로 우리나라 병원산업을 재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병원경영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주제로 5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본 연구원에서 96년 4월부터 격월 모임으로 시작한 병원경영연구회 활동이 점점 활발히 전개되는데 힘입어, 연구회에서 논의된 각종 병원 및 의료관련 이슈에 대해서 연구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주제를 발표할 것입니다. 또한 다음회부터는 각 주제발표와 더불어 실례를 함께 소개함으로써 주제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할 것입니다. 이번 첫 회에서는 병원서비스에 있어서 관계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서 가톨릭대학교 경영대학 김기찬 교수님께서 발표하시며, 추후 발표내용 및 일정은 다음호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병원서비스에 있어서 관계마케팅의 도입과 그 필요성

최근 마케팅학계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의 시대를 예고하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전통적으로 교환의 거래 내용이 일회적이거나 단방향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이른바 거래적 마케팅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대신 이에 대체되는 중심적 이론구조로서 관계마케팅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안으로서 지배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관계마케팅은 이제 마케팅 전문가들에 의해 다수의 지지나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특성을 살펴보면 관계마케팅은 거래의 성격을 연속적 거래로 가정하고 신규고객 창출보다는 기존 고객의 충성도 확보 및 반복구매의 유도활동을 중시해, 마케팅 성과의 추구에 있어서도 단기적 이윤극대화를 위한 1회성 교환의 추구보다는 장기적/지속적인 관점을 중시한다. 따라서 고객 밀착적 특성이 강한 서비스 분야에 있어서 특히 많은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병원서비스에도 관계마케팅의 도입이 시급한 과제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며, 그 도입 가능성에 대한 실증적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우선 우리 나라의 의료서비스기관은 공급자 지향적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서 의료서비스의 생산만 있고, 고객들의 의료서비스 만족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마케팅 활동의 최후의 암흑지대로 존재해 왔다. 1997년 현재 우리 나라의 국민 1인당 의료비 지출액의 증가율은 해마다 일반 서비스 증가율의 약 3배에 이르고 있으나 환자들은 여전히 긴 대기시간과 대기행렬, 부당한 치료, 과잉진료, 불친절 등을 감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둘째, 동시에 의료서비스의 문제는 의료기술 그 자체에 의한 본질적 불만에서라기보다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달하는 병원조직체, 의사, 간호사, 직원들의 서비스를 받는 고객 즉, 환자에 대한 무관심과 부적절한 태도에서 기인하고 있는 부분이 더 크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의료서비스고객들은 의료서비스가 추상적이고, 복잡하며, 증명이 어렵고, 연속성을 띤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의료 기술적 질에 대해서는 대체로 서비스 기관 선택 시 이미 고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술서비스는 의학의 문제이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족의 원인이 되고 있는 과정적 서비스는 마케팅 과학의 영역이다. 그 결과 의료기술이 전달되는 과정 중 서비스 만남(service encounter)에서의 불만족이 마케팅 개념의 도입 필요성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시점이다.
결국 이러한 배경에서 시도되고 있는 관계마케팅은 궁극적으로 의료서비스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관계 지향적 상호작용요소를 통해 환자들의 욕구를 이해하고, 밀착적이고 맞춤형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의료서비스의 질을 제고시키고 소비자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총체적 시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계마케팅개념의 도입으로 의료서비스제공자인 의사의 기술적 능력이 전부인 것처럼 인식해 온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은 사라지고 있다. 이제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의사들의 기술적 자질도 중요하지만, 이것 이외에 병원조직체의 對 환자 관리활동이나 서비스전달자들의 對 환자 관리태도를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하는 변화가 일어나야 할 시점이다.
"병원에서 육체는 치료되었을지 모르지만 마음은 오히려 병들게 되었다"라는 말이 있다. 이제 병원은 단순히 질병을 기술적으로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마케팅 개념의 도입을 통해 마음도 치료하는 곳이어야 한다.

김기찬 교수(가톨릭대 경영학부) kckim@www.c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