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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02 센터보고서 시리즈(6):02-IRC06
발간일 첨부파일 3P_FIGURE.ppt

W. 부시행정부의 對韓通商戰略 分析-한국의 대응전략을 중심으로-안세영 교수(국제통상연구센터장, 서강대)

 

I. 서론

 

2001년 미국 행정부가 정치적 성향을 달리하는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바뀌고, 뉴욕테러 이후 부시 대통령이 힘에 바탕을 둔 강한 미국을 외교안보정책의 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한미간 통상전략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배경에서 본 연구의 목적은 국제 통상협상이론측면에서 W. 부시행정부와 한국의 통상전략을 분석하고 한국의 대응전략을 고찰하는 것이다.

 

II. 그간 한미통상 전략의 이론적 분석

 

1. 국제통상협상전략의 주요 이론적 분석틀

 

1) 휘셔-유리(Fisher-Ury) 협상모델
휘셔-유리(Fisher-Ury) 협상모델에는 우선 협상을 일종의 평화시 전쟁과 같이 보아 협상상대를 '적대자(adversary)'로 간주하고 이를 일방적으로 몰아 부쳐 '승리(victory)'하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하는 경성입장 협상전략(Hard Positional Negotiation Game)이 있다. 이에 반대되는 연성입장협상전략은 협상상대를 '친구(friend)'로 간주하여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원만한 '합의(agreement)'에 도달하는 것을 협상의 최종목표로 한다.
마지막으로 원칙협상전략은 협상상대를 적이나 친구로 보지 않고, '문제해결자(problem solver)'로 보며 상호이익을 얻기 위해 합리적으로 협상을 진행한다.

 

2) 레위키-히암(Lewicki-Hiam) 협상모델
레위키와 히암은 협상전략을 협상당사자간의 '관계의 중요성(Importance of Relationship)'과 '협상 성과의 중요성(Importance of Outcome)'간의 관계에 의해 5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 회피협상전략(Avoiding Strategy)은 협상상대와의 관계가 중요하지 않고, 협상으로 얻어질 성과도 보잘 것 없을 때 채택하는 전략이다. 둘째, 수용협상전략(Accommodation Strategy)은 상대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반면, 협상으로 얻을 성과는 보잘 것 없는 경우 미래를 위해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하는 전략(Lose to Win Strategy)이다. 셋째, 경쟁협상전략(Competitive Strategy)은 관계는 중요하지 않는 반면, 협상의 기대이익이 클 때 벌이는 전략유형이다. 넷째, 공조(共助)협상전략(Collaborative Strategy)은 말 그대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호신뢰를 가지고 협상을 해나가는 전략(Win-Win Strategy)이다. 마지막으로, 절충협상전략(Compromising Strategy)은 협상당사간에 한발씩 양보하여 합의에 도달하는 전략을 말한다.

 

2. 국제통상협상전략의 이론적 분석 틀에서 본 한미통상전략의 특징

 

미국은 한국에 대해 주로 휘셔-유리모델에서 강성협상전략(Hard Negotiation Strategy), 레위키-히암모델에서 경쟁협상전략(Competitive Negotiation Strategy)을 구사해 왔으며, 한국은 이 같은 미국의 통상전략에 대해 연성협상전략(Soft Negotiation Strategy)과 수용협상(Accommodation) 내지는 절충협상전략(Compromising Negotiation Strategy)으로 대응해 왔다. 미국은 안보협상에서는 한국을 우방으로 보지만 통상협상에서는 한국을 슈퍼 301조의 보복위협을 바탕으로 굴복시켜야 할 '불공정무역 관행국'으로 일단 간주하고 난 후, 통상협상을 시작한다. 반면 한국은 안보협상에서와 같이 통상협상에서도 미국을 긴밀한 '우방'으로 보기에 원만한 한미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대미통상협상의 최대목표로 삼는 경향이 있다.

 

III. 부시행정부의 대한 통상전략

 

1. 부시행정부의 대한통상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부시행정부의 한국에 대한 통상전략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다섯가지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미국 경제동향과 한미 무역수지를 들 수 있다. 2000년 말 이후 미국의 신경제의 동요와 2000년 기준 84억불에 이르는 한국의 대미 흑자는 향후의 한국에 대한 통상전략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부시 통상팀의 성향을 들 수 있다. 부시 행정부는 여성과 소수민족의 비율이 높은 다양성의 측면, 강한 우익적 성향의 보수성, 기업인 출신이 대거 발탁된 친기업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 셋째, 통상관련부처의 갈등관리 또한 한국에 대한 통상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미통상협상에 관여하는 미무역대표부, 상무성, 국무성 세 부처들간의 의견 차이는 지금까지 한국에 대한 통상전략에 중요변수로 작용해 왔다. 넷째, 미의회의 역할을 들 수 있다. 통상정책의 최종 결정권한을 지니고 있는 의회와 대통령과의 관계는 통상전략의 중요한 변수이다. 마지막으로, 미국형 다원주의 즉, 통상전략의 결정과정에서 이익집단간의 갈등관리 양상에 따라 한국에 대한 통상전략이 다른 국면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각기 다른 대한 통상협상이익을 가진 미국내 이해집단간의 갈등은 때로는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2. 향후 부시행정부의 대한통상전략 분석

 

1)강성통상전략
공화당의 정치적 보수성, 부시대통령의 강한 리더쉽과 정치적 지지배경, 죌릭을 비롯한 통상팀의 성향, 부시행정부가 앞으로 직면하게 될 국내외적 경제여건, 그리고 미산업계와 의회의 압력 등을 고려할 때 부시행정부는 통상분야에서 클린턴행정부 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한국에 대해 강성협상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말하자면 한미간 통상협상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이 과정에서 미국의 슈퍼 301조 발동, 반덤핑, WTO제소 등의 강경한 수단이 동원될 것이다.

 

2) 친기업적 실물중심 통상전략
기업가와 보수계층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기반과 함께, 석유화학, 자동차, 농업 등 실물부분의 기업들로부터 사상최대의 정치헌금을 받아낸 부시 대통령 개인의 정치기반에서 부시행정부의 친기업주의적 통상전략의 근원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림삽입)

 

3) 경쟁통상전략
아래의 그림과 같이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이 한결같이 미국의 대표특화지대와 한국의 대표특화지대가 겹치는 무역마찰지대에 속한 산업이어서 그 속성상 두 나라가 경쟁협상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아주 크다.

 

IV. 우리나라의 대부시행정부 통상전략

 

1. 공수겸비형 통상전략: 슈퍼 301조 보복위협극복형 통상전

미국의 슈퍼 301조의 보복위협은 정확히 말하면 실제적 보복보다도 그 위협 자체에 있으므로 이에 대한 효율적인 한국의 대응보복의지가 필요하다.

 

2. 개별 통상이슈별 유연협상전략

첫째, 한국 스스로 자인하는 불공정무역관행은 미국의 주장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수용협상전략을 펼쳐야한다. 둘째, 미국의 통상압력이 아니더라도 국내 제도의 선진화를 위해 어차피 개선이 필요한 지재권보호, 타이어 안전기준과 같은 통상이슈에 대해서는 공조협상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한미간 무역마찰지대에 속하는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는 경쟁협상전략을 배제할 수 없다.

 

3. 동맹구축형 통상전략

국제통상협상에는 국가와 국가간, 그리고 각국 내 다양한 집단간의 이해관계가 얽힌다. 다양한 국가와 집단은 그때 그때의 이해관계와 시대적 여건에 따라 국제 통상무대에서 서로 동맹을 맺고 협력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대미통상협상에서 한국은 국제사회, 미국 산업계, 그리고 미 의회에서 친한 또는 지한 동맹세력을 찾아 대미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다.

 

4. 신뢰구축형 통상전략

가장 좋은 대미통상전략은 양국간 경제적 갈등이 통상이슈화 되기 전에 두 나라 이해당사자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국 정부간, 그리고 통상관련 지도자와 경제계 인사간에 평소부터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5. 갈등극복형 통상전략

국내 통상관련 부처간 그리고 관련 이해단체간의 갈등을 대내적으로 극복하고 미국과의 협상테이블에서 하나의 협상팀으로 단일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V. 결론: 우리나라의 대부시행정부 통상전략방향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부시행정부에 대한 가장 바람직한 통상전략으로 원칙협상전략과 공조협상전략을 제시하였다. 이론상으로 한국이 이러한 전략을 채택하면 미국을 막연한 우방이나 협상적수로 보지 않고 냉정한 문제해결자로 보며 대미통상협상테이블에 앉아, 미국으로부터 얻어내고 지켜야할 우리 나라의 통상이익을 분명히 하고 이를 가장 합리적인 협상전략을 통해서 얻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론적 분석틀에서 정형화시켜본 모델이기에 현실적으로 다음과 같은 제약이 있다. 첫째, 정치외교적 관계와 통상현안을 분리하여 순수한 통상이익의 잣대를 가지고 대미통상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은 대미통상에서 한미안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둘째, 한국통상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일부 주요 한미통상 현안에 대해 협상 중간과정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던지 아예 결렬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일반 국민이나 여론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대미통상전략의 효율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우리나라의 협상력일 것이다.  이 같은 면에서 볼 때 어떻게 한국의 대미 협상력을 강화시키는가가 이 분야에서 앞으로의 중요한 연구과제라 하겠다.



윤우진 연구원 wjyoon@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