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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영자독서모임으로의 초대7-내 인생 내가 살지
발간일 첨부파일
이 원고는 서상록 님의 강의를 바탕으로 산업정책연구원에서 작성한 자료입니다.

"나는 공부를 많이 했거나 지위가 거창한 사람도 아니다. 실제로 아직 웨이터도 되지 못한 견습웨이터일 뿐만 아니라, 1997년 3월 예기치 않게 삼미그룹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직원들 퇴직금도 못 주고 결국 은행까지 부실하게 만들었으며, 우리와 거래한 많은 중소기업들마저 부도 나게 해서 그 죄책감에 얼굴들고 다닐 면목조차 없게 된 사람이다. 사람 사는 일이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는 옛말처럼, 어쩌다가 나 살자고 웨이터가 되었는데 때가 묘해서 마치 선각자인 것 양 언론에 보도되어 정말 행동거지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거창하게 직업의 귀천에 대한 시각을 타파하겠다거나, 남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웨이터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아니다"

삼미그룹 부회장, 웨이터가 되다.

회사가 부도나고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형편이 되자, 아무런 대책없이 사표를 냈다. 그때부터 하는 일없이 집에서 쉬는 무직자가 되었다. 그러나 집에서 무작정 쉬는 것도, 등산이나 여행을 하는 일도, 업무에 바쁜 친구 사무실을 찾는 것도 하루 이틀 일이지 마냥 그렇게 할 수만은 없었다. 그러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미 떠나버린 과거의 죄스러움에 묶여 마냥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남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무엇이든 새 일을 찾아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해답을 찾은 것이 바로 식당 웨이터였다. 사실 예전부터 웨이터라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 20여년의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에 와서 한 5-6년 살다보니, 한국식당의 서비스가 너무나 낙후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기보다는 친구를 만나기 위한 교제의 목적으로, 또는 사업상 찾는 것이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나를 비롯한 고객들이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종종 실랑이를 벌이면서, '내가 웨이터를 한다면...' 잘 할 자신도 있었다.
이처럼, 웨이터를 한번 해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처음 찾아간 곳은 그동안 친분을 쌓아왔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웨이터가 되려는 나의 생각이 타인에게는 비상식적인 무리수로 여겨졌던 것 같다. '어제까지 우리집에 고객으로 왔던 분이 어떻게 웨이터를 하겠냐' 또는 '나이가 많아서 웨이터하면 손님 다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그렇게 한 두 달쯤 아는 식당을 찾아 다니며 부탁했는데도 잘 되지 않자, 나는 내 나이와 능력에 맞는 단순 노동직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아파트 경비직을 찾아보았다. 그동안 아파트생활을 하면서 지켜보았던 경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많았기 때문에, '내가 경비직을 맡는다면...' 정원도 가꾸고 동네어린이들 글도 가르쳐 주며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거절당했고, 하게되더라도 1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는 답만 받 았다. 다음으로 알아본 곳은 어느 종합병원 안내직이었다. 병원의 가이드를 하면 외로운 환자들과 친구도 될 수 있고, 또한 그들이 느끼는 공포를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 역시 병원 관계회사 중역 부인들이 이미 자원봉사 하고 있어서 외부사람은 안 받는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처럼 거듭되는 실패 뒤에 도달한 결론은 '예전부터 원했던 웨이타로의 꿈을 되살려 보자'는 것이었다. 대신 이제는 아는 사람만 찾지 말고 전혀 모르는 새로운 곳에 이력서를 내보자는 생각으로 정식으로 구직신청을 하기로 하고, 이력서 뿐아니라 평소 웨이터직에 대한 나의 지론을 담은 취업희망서를 제출했다. 이 취업희망서에는 근대적인 식당의 의미는 더 이상 음식만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교장으로서의 역할 그리고 대화의 광장을 마련해 주는 장소여야 한다는 것과 이에 따른 식당 웨이터의 역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담겨 있었다. 실제로 웨이터는 외로운 사람이 오면 친구도 되어 주어야 하고, 외지에서 온 손님을 위해서는 주변환경을 세심히 소개해 줄 수 있는 민간외교사절의 역할도 해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7군데의 식당에서 연락이 왔고, 그 중 한 곳이 바로 호텔롯데였다. 이로서 수개월동안의 구직노력을 마감하고, 지난 98년 4월 1일부로 호텔롯데 35층에 위치한 쉔브룬에서 견습웨이터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웨이터는 쉽다?!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한번 잘해보자는 다짐으로 그렇게 어렵사리 웨어터를 시작했지만,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견디기 힘들었다. 첫째는 다리가 아픈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다리가 퉁퉁붓고 피가 온통 밑으로 쏠리는 듯해 4∼5개월 동안은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였다. 이제는 많이 적응이 되어 어려운 고비는 넘겼지만 지금도 발바닥이 가죽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다음으로 참기 힘든 괴로움은 배고픔이다. 식당에서 배고픔 때문에 힘들다는 것이 아이러니컬하게 들릴 지 모른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저녁 6시∼7시에 저녁을 먹는 반면, 우리 식당직원들은 4시 반이면 저녁을 든다. 그리고, 5시경부터 지배인의 지시를 받아 브리핑을 한 후 조를 짜고 나면 한 30∼40분 소요되고 이때부터 손님을 맞기 위해 대기를 한다. 또한 당일 업무종료시간은 보통 10시 반 정도이기 때문에 실제로 꼬박 서 있는 시간이 6∼7시간에 이르게 된다. 워낙 열량소모가 많은 일을 하는데다가 저녁까지 일찍 먹은 상태라 7시∼8시쯤이 되면 배가 고파진다.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배고픔이라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는 참을 수 없나 보다. 그래서 가끔씩 직원들이 음식을 훔쳐먹기도 하는데, 사실 호텔의 식당직원이 2,8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사람이 하나씩 빵을 먹게 되면 2,800개, 2개 먹으면 5,600개정도의 양이 되기 때문에 호텔 측에서는 이것을 적극적으로 방지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음식이든지 종업원은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이외에는 먹으면 안되도록 되어있다. 아마도 음식을 항상 대하고 있으면서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느끼는 배고픔은 다른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배고픔보다 더욱 참기가 어려울 것이다.
인사하는 것이나 접시 나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물론 술 따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실제로 초창기에는 실수로 손님 머리에 술을 쏟은 커다란 사고가 있었을 뿐아니라, 사소한 사고들은 일일이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요즈음 친구들로부터 심심치않게 '아직도 견습 웨이터냐'는 질문을 받는다. 이에 '그렇다'고 답하면 '무슨 웨이터 되기가 그렇게 어렵냐'고 되묻는다. 정말 웨이터 되기가 뭐 그리 어려운 것일까? 그러나, 실제로 웨이터 100명을 모집하게 되면 초반에 40∼50명은 그만두고, 1년쯤 지나면 몇 명밖에 남지 않는다. 이러한 생리 때문에 식당 측에서는 초기에 신입사원 100명을 모두 교육시키기보다는 끝까지 버티어 남는 사람만 교육시켜 불필요한 경비지출을 줄인다. 그리고 이렇게 남는 사람들은 접시닦는 방법, 세팅하는 방법, 냅킨접는 방법, 술 따르는 방법, 그리고 접시 나르는 방법 등을 배우게 되고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와인에 대한 공부를 시작한다. 그러나 실제로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종류는 수만가지가 되고, 보통 한국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와인만도 150여가지 정도가 되기 때문에 웨이터들은 이 와인의 산지, 맛, 가격을 완전하게 파악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칵테일에 대한 학습이 시작된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칵테일은 약 45개정도로 칵테일 만드는 방법까지 배우게 되면 이제는 손님 앞에서 요리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것 또한 25가지 정도로 손님 앞에서 자유자재로 요리를 할 수 있어야 이제 정식 웨이터가 되는 것이다. 이쯤되면 우리가 평소 하찮게 생각해 왔던 웨이터란 자리가 얼마나 많은 훈련과 노력 끝에 얻을 수 있는 직업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의 나에게 선배 웨이터들은 하늘같이 높아 보인다.

견습웨이터의 꿈

지금은 비록 견습웨이터이지만 금년 말쯤 되면 정식 웨이터가 되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본다. 사실 칵테일 만드는데 알아야 할 재료들간의 비율, 디저트에 들어가는 양념들을 그때까지 일일이 외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룹 부회장에서 견습웨이터가 된 지금의 심정은 어떠한가? 어려운 시기가 모두 지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현재가 내 평생동안 제일 행복한 시간인 것 같다. 우선 돈걱정없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견습웨이터가 된 이후로 청첩장 하나 오지 않고 친구들을 만나도 아무도 내가 돈을 내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은행가서 돈 대출할 일도 없고, 경영에 관해 관여할 것도 없다. 다만 업무시간 중에 열심히 일하면 되고, 더군다나 손님들이 돌아가는 길에 이 식당에 와서 '서비스'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는 비록 몸은 힘들지만 내 평생 그렇게 행복한 때는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살아 온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다. 국민학교 졸업하고 읍사무소 사환생활을 하며 공부하고, 고려대학에 입학해서는 이리저리 전전하며 한강 다리밑에서 지내기도 하고, 어렵게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취직해서 한 4∼5년 근무하기도 했다. 직접 회사를 경영해보기도 했지만 결국은 도미를 택하게 되었고, 미국에서 좀 살만해지면서부터 미국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생각에 8년동안 캠페인만 하다가 그동안 벌어 놓은 돈을 다 써버리기도 했다. 그 이후에는 다시 한국에 들어와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덜컹 부도가 나버리고 말았다. 지금은 부도날 것도 걱정할 것도 없고 단지 지금 회사에서 쫒겨 나지만 않으면 한 5∼6년은 충분히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어찌 지금의 생활이 가장 행복하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앞으로의 내꿈은 무엇인가? 혹자는 '웨이터에게 무슨 꿈인가' 하고 반문하겠지만, 내게는 지금 직장에서 칵테일과 디저트 만드는 법을 제대로 배우면 한적한 곳에 한 3∼4평 쯤하는 칵테일바를 내서 하루 20잔만 팔며 호젓하게 살고 싶은 꿈이 있다. 그리고,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은 그곳에서 찾아오는 친구들과 얘기나누고, 손님들과 말동무하며 앞으로 십여년은 더 활동하고 싶다.

새로운 천년, 21세기 ...「7C」

내년이면 희망으로 가득찬 대망의 21세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준비되어 있는 자에게는 희망찬 21세기일지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불행한 21세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새천년을 맞이하면서 준비해야 할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여기서 가장 강조해야 될 것은 'C'로 시작되는 단어들이다. 새로운 천년, 21세기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이 'C'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천년, 21세기를 위한 준비 ①:'Customer'

그 첫 번째로 'Customer'를 들 수 있다. 우리가 공존하는 시대는 시장경제와 자본주의가 이끌어 가는 사회이므로 어떠한 일을 하든 'Customer', 즉 '고객'이란 단어가 가장 중요하게 대두된다. 의사, 대통령, 국회의원, 식당할 것 없이 모두 고객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이제는 살아 남기 힘들다. 유권자가 고개를 돌리면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의사,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비근한 예로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들을 보면 혼자 오는 손님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손님을 한번 잘못 내보냄으로서 그 식당은 한명의 손님 뿐아니라, 후에 그 사람이 데려올지도 모를 단체손님에 대한 잠재력도 잃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금쪽같이 여기지 않는다면 무엇을 하든지 잘 할 수 없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고객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으며, 언제든지 고객중심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천년, 21세기를 위한 준비 ②: 'Confidence'

다음으로 'C'로 시작되는 단어는 'Confidence', 즉 '자신감'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 하기 싫은 일을 하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무슨 일을 하든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긍지를 느끼며 자랑스럽게 일해야 한다. 요즈음 한심한 직장인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당신 직업이 뭐요'하고 물어보면 실제로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만약 내가 이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저는 호텔 롯데 신관 35층 쉔브룬 식당에서 견습웨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똑똑히 이야기 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질문에 '저는 호텔롯데에 있다' 또는 '현대자동차에 근무한다'고 대답하고 만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라고 하는 것은 직장이름이지 자기직업은 아니다. '지하1층 무궁화식당에서 된장찌개를 끓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똑똑하게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된장찌개 끓인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직원을 데리고 있으면 그 조직은 발전할 수 없다. 그러나 설사 웨이터라고 했거나, 된장을 끓인다고 답을 했다고 할지라도 경영진이나 조직전체에서 볼 때에는 50점짜리 답밖에는 안된다. 사실은 '내가 견습웨이터로 있는 우리집의 음식 맛은 불란서 본토보다 더 맛있다. 서빙하는 웨이터가 정말 훌륭한 서비스를 해서 손님들이 한번 오면 탄복을 하고 자꾸 온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명함까지 내밀어야 100점짜리 답이 된다. 어떤 조직체가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선전하는 사람 따로 있고 부엌에서 만드는 사람 따로 있어서는 안된다. 전 조직원이 어디서나 누가 물었을 때 자기 회사를 선전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내가 끓이는 된장의 맛이 얼마나 좋은지 우리집에 찾아오시는 손님의 20%가 내가 끓이는 된장을 먹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번 맛보러 오십시오.' 이 정도가 되어 훌륭한 회사의 조직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자신감과 긍지를 가지고 있어야 자기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

새로운 천년 21세기를 위한 준비 ③: 'Competition'

세 번째 'C'자로 시작되는 단어는 'Competition', 즉 '경쟁'이다. 현재의 시장은 '독점'이란 것은 있을 수 없다. 컴퓨터가 발달해서 요즘은 핸드폰으로 저 멀리 아프리카 오지에 있는 사람의 얼굴까지 볼 수 있는 실정이다. 더 이상 옛날에 생각하던 세계가 아닌 것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항상 경쟁상황에 놓여있어서 한 발자국만 쳐지면 완전히 뒤쳐지게 된다. 현대는 영원한 1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영원히 존속할 것 같던 기업들도 쓰러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100대 기업들 중 지난 30년동안 존속한 기업은 15개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문을 닫았거나 100위권 밖으로 쫒겨 났다고 한다. 또한 미국에서 30년동안 100대 기업의 명맥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회사는 오직 25개뿐이라고 한다. 로마도 멸망한 상황에서 영원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한시라도 경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지 않고 조금만 방심하면 누구나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등산을 예로 들면,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 잘 될 때 오히려 조심해야한다. 삼미그룹도 잘 될 때 방심하지 않고 경쟁력을 길렀더라면 지금처럼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언제든지 어디서 무엇을 하건 경쟁자는 있다. 그러므로 'Competition'이라는 단어를 절대 잊거나 방심해서는 안된다. 새로운 천년에는 지금보다 더욱 심한 경쟁이 존재할 것이다.

새로운 천년, 21세기를 위한 준비 ④: 'Change'

네 번째 'C'자로 시작하는 단어는 'Change', 즉 '변화'이다.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지 세계는 지금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이 변화의 10분의 1도 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빨리 변할 준비를 하고 변할 자세를 갖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은 학벌 가지고 일하는 시대는 지났다. 백지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경영을 하든지 그 무엇을 하든지간에 일류대학을 나왔다거나 박사 타이틀을 가지고 살아 남기는 틀렸다. 그건 옛날 이야기에 불과하다. 뱅커(Banker)라면 손님들의 돈 받아서 이자를 주고, 또 손님에게 받은 돈을 누군가에게 다시 빌려주어 원금과 이자를 다시 받아내야 하는 것이다. 돈을 대출할 때 향후 그 돈을 받아낼 만한 신용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체크하고, 이 사업이 유망한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또한 그 돈에 대한 이자와 원금을 제대로 잘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훌륭한 뱅커(Banker)이지, 우수한 학위를 가진 사람이 훌륭한 뱅커(Banker)가 되리라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21세기에 기대되는 우리부모들과 직장의 상사 역할은 '저사람이 과연 어디에 적합한가'를 제대로 파악하고 빨리 적성을 찾아 효과적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어느 신문에서 고등학교 졸업학력 밖에 없는 이십대 청년이 박사학위를 가진 연구원들 틈에서 연구실장을 맡고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영국의 비틀즈족이라고 불리는 어느 조직은 머리를 길게 기르거나 삭발을 한 멤버들이 전세계를 돌면서 연주하고 음반을 팔고 다니는데, 이들의 음반판매와 콘서트입장료로 받은 돈이 무려 영국 총수출의 30%나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라면 그런 자식을 둔 부모들은 무척 걱정을 하겠지만, 영국에서는 여왕이 직접 나서서 그들에게 귀족칭호를 내렸다고 한다. 우리도 이제는 변화를 시도하고 열린 사고(思考)를 가져야 한다. 지금처럼 아이를 낳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키우는 동안 평생 일류대학 가는 데만 혼신의 힘을 다 쏟아버린다면 도대체 그 젊은 사람들이 이 사회에 나와서 제대로 적응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난 우리의 아이들은 꽉 막힌 사고를 갖고 희생정신이나 공동체라는 것은 전혀 모르는, 오로지 자기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은 다가오는 세계무대에서 '성공'은 커녕 '적응'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 키우는 데도 생각을 바꾸어 새로운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새로운 천년, 21세기를 위한 준비 ⑤: 'Courage'

다섯 번째 'C'로 시작되는 단어에는 'Courage', 즉 '용기'라는 것이 있다. 용기가 없다면 정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도 남보다 조금더 용기가 많아서 웨이터를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죽은 양심과 같다'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용기는 상당히 중요하다. 대학 다니던 시절 다리 밑에서 '각설이 타령'을 배우고 동대문시장에서 학비를 벌 때, 또한 미국에서 택시기사에게 'Take me to the cheapest hotel in Los Angeles
owntown' 이라고 거리낌없이 얘기했을 때나, 돈을 모으기 위해 아파트를 내버리고 가발회사 창고에 누워 자던 시절 모두는 내가 용기가 없었다면 감히 할 수 없었던 일이리라. 그리고 이러한 용기가 없었다면 과연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한, 다가오는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용기'가 상당히 필요하다. 그리고 나만이 이 용기를 갖도록 노력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 혹은 직장동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새로운 천년, 21세기를 위한 준비 ⑥: 'Control, Concentration'

여섯 번째로 'C'자로 시작되는 단어에는 'Control'과 'Concentration'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 실패한 사람들을 보면 자기 Control과 Concentration을 잘했는가 못했는가에 따라 그들의 인생을 구분지을 수 있다. 우선, 'Concentration', 즉 한가지에 '집중' 해야한다. 이것 저것해서 시도해서 성공한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속담인 '한 우물을 파라'라는 말처럼 한가지 일에 집념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다음으로 'Control', 즉 자기통제를 해야한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나온 습성인지 모르지만, 호텔에 와서 음식을 먹거나 자가용을 타기에는 아직 재정적인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조차 남이 한다면 무리해서라도 호텔을 이용하고 자가용을 구입하는 예가 늘어나고 있다. 월급을 10%, 15% 인상해주어도 티코를 소나타로 바꿔 버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성공하는 길은 수입에 맞춰서 지출하는 것이다. 지출에 맞춰서 수입을 하려다 보면, 자재계약에 있는 사람은 빨리빨리 해 준다고 돈 받고, 발주하는 사람은 발주해 준다고 돈 받는 등의 무리수를 사용하여 자기수입 외의 과외수입을 올리게 되고, 그런 사람들이 모인 기업, 더 나아가 사회는 부패할 수 에 없다. 따라서, 경영인은 직원들에게 수입에 맞춰 지출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켜야 한다. 이렇듯 지출에 관해서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자기통제, 자기제어를 해야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조직이 바로 설 수 있는 기틀이 된다.

새로운 천년, 21세기를 위한 준비 ⑦: 'Common Sense'

마지막으로 새로운 천년, 21세기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할 것은 'Common Sense'이다. 'Use a common sense' 우리가 보통 일을 처리할 때 상식으로 해야지 돌출 아이디어를 내려다보면 문제가 많이 생긴다. 그동안 우리는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들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렇게 혼탁하고 문제가 많아진 것이다. 요즘 존경받아야 할 국민의 대변자인 정치가들이 국민들에게 야유를 받는 것도 그들이 '상식 밖의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될 때 공정해지고 맑아져서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지, 계속해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로 남는다면 영원히 후진국으로 남게 될 것이다.

결코 포기하지 마라!

미국에서의 일이다. 4년만에 7,000불을 모아서 처음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사업이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토요일, 일요일마다 장이 서는 미국식 벼룩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일이었다. 미국간 지 4년이나 되었건만 영어를 잘하지 못한 관계로, 서울에서 영어 잘하는 친구를 불러 동업을 하기로 하고, 벼룩시장의 한쪽 끝에 가까스로 공간을 얻어 장사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 주위로는 아예 사람들이 오질 않았다. 물건은 산더미처럼 쌓아 놨는데 그렇게 2주일 4번을 헛탕치고 나니 너무나 속이 상했다. 그래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어떻게 하면 될까? 저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점포까지 오기만 하면 는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모을수 있을까?'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안 된다고 생각을 갖고 그즈음 그만 두었다면 4년동안 모은 돈을 고스란히 잃게 된다는 생각에 '되도록 하는 어떤 방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갖게되니 자연히 문제가 풀렸다. 고민 끝에 떠올린 생각은 어렸을 적에 보았던 동네 약장수들을 흉내내는 것이었다. 그들처럼 노래하고 춤추면 사람들을 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동업하는 친구에게 의논할 것도 없이 바로 각설이 타령을 시작했다. 사람이 혼신의 힘을 다해 무언가를 하면 평소보다 네 배의 힘이 난다고 한다. 실제로 마이크도 없이 육성으로 노랠 했는데도 서울운동장보다 넓은 허허벌판에 서있던 사람들 모두가 나만 쳐다 보 것이었다. 그곳에서 7-8분동안 그렇게 춤추고 노래하니까 사람들이 조금씩 움직이면서 드디어 우리 점포로 모여 들기시작했다. 그러나, 그때 사람들을 모아오면 영어로 얘기하면서 물건을 팔기로 한 동업자 친구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화장실에 간 줄로 알았지만, 계속해서 나타나지 않았고 나중에 알고보니 내 옆에 창피해서 못 있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 친구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내게 전했고, 아무리 설득해 보아도 동요도 하지 않았다. 그 친구가 서울로 떠나던 날 그를 공항에 데려다 주면서 그날처럼 많이 울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나는 전날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 친구가 없으면 이익 100%가 다 나의 몫인데...' 이제부터는 내가 직접 영어를 배워 직접 장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되었다. 고려대학을 나와 미국에 4년을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영어를 몰라 밤낮 남에게 의지만 하고 있던 나자신이 잘못된 것임을 그때서야 깨달았다. 그 이후로 1년동안 나는 밤, 낮 가리지 않고 영어공부에만 매달렸다. 그 친구가 한국으로 떠나던 날은 하늘이 무너지고 나 혼자만이 세상에 사는 것 같았지만, 이를 계기로 다음날 아침에 생각을 달리하여 영어공부를 시작했고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후에는 미연방 하원의원에 출마해서 연설도 하고 인터뷰도 하기에 이르렀다. 만약 그 벼룩시장에서 2주일만에 포기했다면, 또는 친구가 돌아갔을 때 포기해 버렸다면 아마도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렇듯 어떤 시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다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는 것이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포기해서는 안된다.

팀웍을 기르자!

많은 사람들이 우리 한국인들은 팀웍이 좋지 못하다고 곧잘 얘기한다. 생산 공정라인에서 만들어지는 부속품을 예로 들어보자. 수위가 한시간 붙잡고 있고, 인수자가 두시간 잡고 있다보면 세시간 늦어지게 되고, 결국 그런 일이 거듭되면 경쟁에서 낙오되기 마련이다. 팀웍이 좋지 않으면 그 조직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다. 따라서, 앞으로 다가 올 21세기에는 무엇보다도 팀웍을 철저히 해야 한다. 팀웍이라는 것이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비근한 예로 가정을 생각해 보자. 가정에서 부인이 또는 남편이, 아이들이 잘하는 일에 칭찬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팀웍을 길러주는 원동력이다. 칭찬하는 것이 힘든 일이 아니건만 우리는 그것에 매우 인색하다. 집에서 아이들을 혼내려면 우선 두가지 정도 먼저 칭찬을 해주어야 한다. '야 너는 왜 공부를 못하냐.' '너는 왜 옷을 더럽히냐.' 매일 이러한 꾸중만 듣는 아이들은 말을 잘 듣지 않을 것이다. 가정에서든 조직이든지 서로 칭찬해주고 협조해주어야 하고, 만약 잘못한 일이 있다면 조용히 불러서 이야기를 해야한다. 지금 우리사회에서는 한 사람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서 잘되면 나머지 모든 사람들이 그를 질투하고 방해하는데, 그렇게 되면 모두가 망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이제부터는 그 한 사람을 벤치마킹해서 함께 잘되는 방향으로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가오는 21세기에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하였던 것들을 유념하여 모두 자기 것으 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우리가 가진 구태의연한 사고를 바꾸는데 투자하여 성공하면 그 돈의 수천배가 남는다. 머리를 바꾸지 못하면 원칙대로 해도 소용이 없다. 고객이 이윤을 내는 것이지 회사가 돈을 주는 것은 궁극적으로 아니다. 즉, 고객이 나에게 월급 주는 것이다. 은행의 주인이 누구인가? 은행은 돈을 가져다 쓰는 사람, 그리고 돈을 가져다 맡기는 사람들이 주인이지 그 은행의 경영인이 주인이 아니다. 이 고객들이 떠나가면 은행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에 종사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의식을 개혁하면 어떤 다른 경영정책보다도 더 효과적인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전수미 연구원(교육정보팀) smjun@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