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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영자독서모임으로의 초대 45: 한국의 평등주의, 그 마음의 습관
발간일 2006-12-29 첨부파일

송호근 교수 (서울대 사회학과)

2006년 11월 13일(월) 제 23기 MBS 3회 강의는 송호근(서울대 사회학과)교수가 ‘한국의 평등주의, 그 마음의 습관’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습니다.

평등주의가 증폭된 이유
평등주의가 한국사회를 잠식하게 된 핵심원인 중의 하나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교양 없는 중산층이 탄생했기 때문이죠. 중산층의 탄생은 1960년대에 박정희 시대의 성장과 더불어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한국에 나타난 가장 본격적 의미에 있어서의 중산층을 부르주아라고 표현한다면, 그들은 재벌이 아니고, 일반적인 시민들 중 어느 정도 재산을 가진 사람들을 의미하죠. 자유주의의 계층적인 커리어가 사실 부르주아이고 시민인 거죠.

부르주아는 자유주의를 그들의 이데올로기로 하고, 그것을 전파시키면서 그들의 재산권을 보호하죠.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갖고서 역사적으로 그것을 실천해오는 계층이 부르주아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자유주의를 전파시킬 때 그것으로부터 시장이 태어나고, 자본주의가 태어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형성되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부르주아가 태어나면서 원래 가져야 될 의무와 권리를 사실 가지지 못했어요.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가지고, 한편으로는 자유를 행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 행사의 비용으로 할 수 있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전혀 하지 못한 채 1980, 1990년대를 통과해버린 겁니다. 이것이 교양 없는 중산층의 문제입니다.

첫 번째 원인은 두말할 것 없이 한국전쟁입니다. 시민이 없고, 도덕이나 자유의 개념이 정착이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평등주의를 행했던 것이죠. 그러한 상황에서 전쟁이 일어나면서 완전히 다 파괴가 되었어요. 따라서 제로 상태에서 출발시켰죠. 모든 것은 빈손에서 출발시켰어요. 제로섬현상이라는 제도권의 평등이 일어났죠. 제로 상태에서의 출발을 만들어냈어요.

두 번째 원인은 권위주의적 통치입니다. 정권 때 증폭이라는 이야기죠. 자유가 저당 잡혔다 함은, 한 쪽만 열어주는 거죠. 자유와 평등을 동시에 묶으면 그 체제가 무너집니다. 한국의 군부에는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다른 남미의 군부에 비해서 한국의 군부는 평등주의를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원인은 교양 없는 중산층의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교양 없는 중산층이 80년대 말이 되니까 결국 도덕성, 윤리, 배려가 없는 중산층이 된 것입니다. 중산층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미덕을 가지고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만 가지고 있습니다.

한 사회의 도덕적 밀도가 높으면 어떤 상황에 부딪혀서 마음이 흐뭇해야 됩니다. 상대방이 뭔가 양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럴 새가 없었습니다. 그럴 새가 없으니까 전체적으로 봐서 교양 없는 중산층이 탄생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민주화의 모습이 나오죠.

해결방안
제가 한 가지만 말씀 드리면 이렇습니다. 사회 재벌은 상당히 많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3P(Property, Prestige, Power)라고 합니다. 프리스티지 (Prestige)는 사회적 지위, 파워(Power)는 정치 권력이에요. 한 사람이 두 가지를 다 가지면 독재가 되고, 불평등한 사회가 됩니다. 그리고 사회에 여러 자원들이 있고, 채널이 있습니다. 거기서 한 쪽으로 국가적으로 올라간 자, 한쪽의 자원이 다른 쪽 영역으로 전환되는 걸 막아야 합니다. 프레스티지가 있다고 해서 그것을 활용해서 프러퍼티 (Property)로 쉽게 전환이 되어서 돈을 잘 벌게 된다는 생각을 막아야 된다는 겁니다. 문화적 자원이 많은 사람은 프리스티지로 살면 되고, 권력자는 정치적인 힘을 제대로 행사하면서 살면 됩니다. 각 영역에 있어서의 하이라이트를 알아야죠. 불평등은 우리가 인정할 수 있어요. 이것은 기회가 그런 대로 차별 없이 주어졌다면 결과의 평등은 인정할 수밖에 없고, 인정해야 공정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어진 것에서 노력 여하에 따라서 끝까지 올라갈 수 있다면 존경을 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을 존경하지 않으면 사회 전체가 무너집니다. 한정적인 자원이 다른 쪽으로 전환되는 것을 투명하게 하고, 전환에서 독점으로 일어나는 것을 막아야 하죠. 이것이 다원적 평등의 가장 기본적 개념입니다.

이것도 사실 불완전한 논리이기는 한데 우리 사회에는 평등의 기본원칙에 대한 합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경우에 지금 사회적 갈등이나, 혼란, 이념투쟁 같은 것을 가능하면 같이 앉아서 토론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평등주의에 국민들이 서로 납득 가능한 최소한의 원리에 대해 동의하자는 겁니다. 그런 걸 통해서 사회적인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의
-MBS 담당자 이승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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