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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영자독서모임으로의 초대41: 경영학적 사고
발간일 첨부파일

윤석철 명예교수 (서울대 경영대학)

 

2006년 3월 13일(월) 제 21기 MBS 18회 강의는 45개의 짧은 글을 통해 경영ㆍ경제ㆍ인생의 전반을 아우르며 기업과 개인의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영학적 사고'에 대해 윤석철(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가 강의를 하였습니다.

 

경쟁 수단의 개념

‘경쟁 수단’이라는 말을 한 번 씁시다. 소위 글로벌 세계 속에서 우리가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무얼 가지고 경쟁하느냐 하는 것이 수단입니다. 돌이켜 보면 1960년대 우리나라 근대적 산업이 시작되었고 그때 코스트 경쟁을 했습니다. 그땐 일본도 경공업 중심으로 코스트 경쟁력 가지고 세계 시장에 진출했죠. 그러다가 십 년 흘러서 1970년대가 되면서 한국과 일본이 같은 코스트 경쟁 그룹이었지만 일본이 먼저 치고 나갑니다. 마라톤에서 같은 그룹에서 뛰다가 한 사람이 치고 나가는 식이죠. QC란 말이 유행어가 됐는데 1970년대 일본은 QC로 불량률을 최소화하였습니다. 그래서 일본제품은 일본 자동차나 가전제품 불량이 없어, 불량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이미 70년대 후반부터 일본경제는 세계 정상에 오릅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이제 이것이 다 기본이 됩니다. 여기 제가 ‘변천’이라고 말했는데, 변천은 앞의 것이 없어지고 뒤의 것이 생기는 변천이 아니고 앞의 것은 유효하면서 새로이 추가 되는 Additive Evolution 이라고 하는 추가적 진화입니다. Quality Features(QF)를 설명하는 예는 휴대 전화입니다. 휴대전화가 처음에는 QF가 음성통화 하나뿐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카메라 기술이 들어가고, 그러더니 지금은 DMB, 텔레비전까지 휴대전화에 기술을 채화 시킵니다. 이 이야기의 의미는 비용 절감이나 불량률 절감은 생산 현장에서 일어나는 Process Technology 입니다. 그러나 QF 가 되면 Technology가 Process 속에 존재하는 게 아니고 제품 속으로 채화가 되죠. 그래서 QF 부터는 Process Technology 시대를 넘어서 Product Technology 시대가 왔음을 의미합니다.

 

2000년 1월에 브라질에 있는 뀌리띠바라는 깨끗한 도시에서 세계 경영 경제 학회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Social Capital 이 논의 되기 시작했습니다. 21세기는 Social Capital이 경쟁 수단이 된다는 겁니다.


Capital 개념의 발전

우리 모두 어린 시절에 지렛대를 배웠죠? 지렛대를 배울 때면 틀림없이 이 말이 나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나에게 긴 지렛대와 지렛목을 놓을 자리만 준다면 지구라도 움직이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때는 훌륭한 분이니까 뭐 그런 말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공부하다 보니까 2300년 전에 이런 상상력을 발휘했다는 것이 아주 소스라치게 놀랍습니다. 왜 이 강의를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로 시작하느냐 하면 지금 기술 발전은 어떤 의미에서 지렛대 개념의 발전사입니다. ‘낮은 생산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도구’가 지렛대 개념의 본질입니다. 지렛대는 도구입니다. 지렛대 자신은 의식주가 될 수 없죠. 의식주 생산에 필요한 도구입니다.  결국 인류 문화의 발전사라는 것은 결국 도구의 발전사입니다.

 

그런데 도구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서 복잡한 기계가 되고, 이게 시스템화 되는 생산설비가 되면서 산업혁명이 나타납니다. 산업혁명은 결국 도구 혁명입니다. 산업혁명이 탄생하자 경제학자들이 산업혁명 시대를 설명할 수 있는 경제 이론을 만들어야 했겠죠.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이렇게 지렛대 개념, 그것 없이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거나, 생산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도구, 이런 산업 혁명을 가능하게 한 수준의 도구를 Capital, 즉 자본 이라고 불렀습니다. 자본의 원래 의미는 이렇습니다. 이제 도구는 자본이 되었고 자본 개념이 다시 인류 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발전합니다. 제 1세대 자본 개념이 산업혁명을 탄생시킨 Physical Capital 입니다. 손으로 만지면 만져지는 게 다 Physical Capital 입니다.

 

그러더니 1979년도에 노벨 경제학상을 Theodore Schultz 가 받는데, 이 사람이 뭘 가지고 받았냐면 Human Capital 입니다. 아까 산업혁명을 탄생시킨 건 Physical Capital 이었습니다. 거기는 사람은 포함이 안 되는데 이건 이제 인간, 즉 구체적으로 학교 교육, 훈련, 그리고 의료 서비스 등이 포함됩니다. 우리나라에도 사람이 건강해야 생산성도 오른다고 해서 그때 이미 Human Capital 투자를 참 현명하게 한 겁니다. 그리고 기업체는 사실 일이나 하는 데인 줄 알았는데 기업체에서 불러가지고 강의를 시키는 겁니다. 그래서 시간개념, 정직성, 이런 것이 좋은 것이라는 강의를 시키는데, 역시 이런 시간개념, 정직성 같은 것이 생산성을 올리는 겁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이 이런 투자는 Human Capital 증진을 위한 투자라고 하죠. 더 나아가서 보면 지식과 기술이 결국 Human Capital입니다. 사람 머리 속에 채화가 되죠. 고급기능은 근육 속에 채화가 되고요. 그리고 이제 하드웨어에 채화되는 것은 Physical Capital입니다. 그러니까 지식과 기술은 사실 사람에게 투자된 결과입니다. 따라서 지식과 기술은 Human Capital로 분류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빈곤국이었는데 1970년대에 세계를 놀라게 하는 경제 성장을 할 때, 이제 뭐 로스터 같은 정상급 경제학자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한국의 경제기적은 Human Capital이 라고 하고 갔습니다. 즉 한국의 오늘은 Human Capital 에서 온 거라는 거죠. 그 동안 저는 한국 경영을 30년 이상 관찰하면서 과거의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투자는 뭐니 뭐니 해도 부동산 투자가 제일이다.’라는 생각 가진 사람들이 있었고, D그룹 이런데 보면 세계 방방 곡곡을 다니면서 자동차 공장, 전자 공장 등 생산 설비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기업은 R&D, 즉 사실상의 Human Capital 투자를 했습니다. 지금 와서 볼 때 부동산 투자가 제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세계 제일이 된 기업 하나도 없어요. 세계 방방곡곡 다니면서 생산 설비 투자를 한 기업들도 재미 별로 못 봤죠. 역시 오늘날 세계 정상에 오른 반도체나, LCD, 자동차, 철강, 휴대전화 등은 전부 R&D 에서 나왔습니다. 역시 한국의 경쟁력은 R&D에 있는 것 같습니다. R&D는 Human Capital 투자입니다. 물론 R&D를 하려면 설비도 세워야 하지만 그런 건 별거 아니고 결국 Human Capital입니다. 이것이 제 2세대의 자본개념입니다.

 

Social Capital과 Social Capital의 축적 방법

Social Capital은 인적 자본과 어떻게 다르냐 하면 Human Capital은 사람 하나하나를 대상으로 하는 투자입니다. 하나하나의 머리, 근육, 마음 속에 하는 투자라면 Social Capital은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조직 사이, 조직과 조직 사이에 형성된 관계의 품질이죠. 이 말이 좀 거북스럽게 들릴지 몰라도 관계의 품질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부부간에 남편이 뛰어난 지성인이고, 부인이 뛰어난 지성인이라도 두 사람 사이의 관계의 품질이 열악하면 그 가정은 별 볼일 없을 겁니다. 이렇게 관계의 품질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자본에 대해서 OECD 가 내린 정의를 보면 사회적 자본이란, Network Shared Norms, 즉 공유하는 규범, 공유하는 가치관, 공유하는 상호 이해 이런 것이 Cooperation을 증진시켜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니까 자본이라는 겁니다. 자본의 기능은 아까 이야기한 지렛대입니다.

 



이승경 연구원 sklee@ipsc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