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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디자인산업연구회: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
발간일 첨부파일

김영일 전무(현대기차자동차)

 

디자인산업연구회는 2006년 2월 8일(수) 2006년 첫 정기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의 김영일 전무가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주었습니다.

 

국외 자동차의 디자인 트렌드
세계의 명차(名車) 브랜드들은 저마다 고유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일 BMW의 ‘키드니 그릴(Kidney Grill)’은 가장 유명한 자동차 디자인 가운데 하나로, BMW의 모든 차종에서 볼 수 있으며 신장(腎臟)처럼 생겼다고 해서 ‘키드니 그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1931년 2인승 로드스터에 최초로 쓰인 이후 지금까지 BMW의 상징이 되고 있으며, 2개로 나뉜 이 그릴과 듀얼 헤드라이트 덕분에 사람들은 로고가 없어도 금방 BMW를 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BMW는 지프의 앞 모습도 특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둥그런 헤드라이트와 7개의 흡기구입니다. BMW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의 군용 차량으로 처음 개발된 뒤 60년이 넘게 이 디자인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 밖에 볼보(Volvo)는 그릴을 가로지른 대각선이 특징이고 사브(SAAB)는 3부분으로 나뉜 그릴을 사용하는 등 유명 브랜드의 그릴에는 그들만의 정체성이 숨어 있습니다.

 

한편 프랑스의 푸조(PEUGEOT)는 ‘펠라인 룩’으로 유명한데, ‘펠라인’은 고양이를 나타내는 말로 푸조가 생산하는 차들의 헤드라이트를 보면 마치 고양이 눈처럼 치켜 올라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98년 ‘206WRC’ 모델 이후 푸조의 모든 차들은 이 고양이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뒷모습에도 각각의 특징이 있습니다. GM의 캐딜락(Cadilllac)은 직각으로 튀어 올라온 후미등 때문에 멀리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이는 1965년 이후 전통적으로 캐딜락을 상징하는 특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재규어(JAGUAR)나 포르셰(PORSCHE)는 독특한 유선형의 옆 라인으로 디자인 전통을 지키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의 디자인 트렌드
최근에는 한국 업체들도 세계 명차들의 디자인 철학을 따라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뉴 SM3’를 발표하면서 SM 시리즈의 ‘패밀리 룩(Family Look)’을 완성하였습니다. 뉴 SM5, SM7에 이어 SM3로 이어진 이 ‘패밀리 룩’은 전면 헤드라이트와 그릴 사이에 나타나는 V자 형태가 특징인데, 이는 ‘SM 가족’을 나타내는 표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르노삼성차의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그룹은 ‘지능’, ‘전망’, ‘관능’을 디자인 모토로 삼고 있으며, 이 4가지를 한국적인 환경에 적용한 결과가 SM 시리즈의 디자인입니다.

 

현대자동차도 2004년 9월 판매를 시작한 NF쏘나타(SONATA)와 2005년 5월 내놓은 신형 그랜저(GRANDEUR)에서 ‘패밀리 룩’을 선보였습니다. 전조등과 후미등의 모양을 상대적으로 얇고 길게 처리하였으며, 이는 세계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하는 현대자동차의 의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그랜저의 디자인은 중후한 면모를 강조하던 기존의 대형 세단과는 확실히 차별화시켰습니다. 이러한 유럽 스타일의 간결한 이미지는 요즘 세계적인 디자인 트렌드입니다.

 

자동차 디자인의 중요성
자동차 산업에서 엔진 성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디자인입니다. 외국 업체의 차를 보면 멀리서도 ‘어느 브랜드의 차’라고 금방 알 수 있는 것도 각 업체들이 고수해온 디자인 철학 때문입니다. ‘패션’의 일부로 인식되기도 하는 자동차는 고가(高價)의 제품이어서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용하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너무 유행에 민감해서도 안되며 기능성과 안전성, 편의성 등 다양한 기본 편익도 고려해야 합니다.

 

자동차 디자인의 미래
현재 자동차 업체별 기술 수준이 비슷해지면서 신제품 경쟁력은 디자인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동차업체들은 고유 디자인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국내 자동차 관련 기업들은 자체 디자인 센터에서 탄생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성능보다 디자인에 무게를 두는 소비자들의 변화상에 적극 부응하고자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이번 모임은 100년이 넘는 자동차 역사를 이끌어 온 자동차 디자인의 경향을 살펴보고 트렌드를 앞서가는 고객의 눈과 마음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뛰어난 성능 못지 않게 디자인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민정 연구원 mjkang@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