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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브랜드 포럼: MISSHA’s Prosumer Marketing
발간일 첨부파일

이광열 부장 (에이블씨엔씨)

 

브랜드 연구센터에서는 2005년 4월 20일(수) 서울클럽에서 에이블씨엔씨의 이광열 부장을 모시고 ‘Quality Base 미샤’의 성공사례를 주제로 브랜드 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미샤는 2000년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여성포털 ‘뷰티텟’을 통해 첫 선을 보였고 인터넷이용자들의 입소문 덕에 유명세를 타 2002년 5월 브랜드샵 1호점을 내면서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하게 되었다. ‘싸면서 질 좋은’ 화장품으로 돌풍을 몰고 온 미샤의 성공 스토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
화장품 사업 초창기 에이블씨엔씨 역시 제조, 도매, 소매의 유통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통상 화장품 시장에서 이러한 유통 과정을 거치게 되면 70%의 마진이 붙게 되고 이런 구조 속에서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마케팅에 모든 비용을 쏟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98년 인터넷을 통한 벤처 붐이 일어났고 적은 비용으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의 활용(1) - 소비자 주도로의 이행
에이블씨엔씨가 처음 인터넷을 통해 화장품을 판매하고자 할 때 화장품 홍보를 위한 언론 매체의 역할을 기대했으나 정작 인터넷은 전혀 다른 기능을 하였습니다.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프로모션 활동을 하였으나 10대, 20대 여성들은 자사 커뮤니티에 들어와서 수입 브랜드와 국내 메이져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고 이를 삭제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와 마찰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비록 타사 브랜드이긴 하나 소비자들의 기호를 파악해 트렌드를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로서 정성적 조사가 하기 힘든 상황에서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파악하고 즉각적으로 제품에 반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자사 제품이 어떤 유통과정을 거쳐 어떤 방향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까지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생산자 주도에서 소비자 주도로 생산 방식이 변화하게 된 것입니다.

 

인터넷의 활용(2) - 발상의 전환
인터넷을 매개체로 소비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화장품에 대해 갖고 있던 통념을 깰 수 있었습니다. 화장품은 이미지 사업이라는 생각 때문에 싸게 파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게시판에 쓰여져 있는 10대, 20대 여성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합리적인 소비자들은 화장품의 이미지나 용기가 아닌 화장품과 자신의 피부 적합도와 내용물에 대한 질을 고려하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점을 고려하여 당시 3000원 정도 하는 배송료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이윤을 남길 수 있다면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많은 판매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프로모션 전략
인터넷 프로모션 전략으로 에이블씨엔씨는 공짜 마케팅을 실시하였고 품평단과 리포터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공짜 마케팅은 ‘게시판을 읽고 쓰면 화장품이 공짜’ 라는 메인 카피를 가지고 일정 점수가 획득 되면 배송료만 소비자가 부담하고 그 점수에 해당하는 화장품을 공짜로 주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묻고 그들이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Heavy User들로 구성된 품평단을 만들었다. 오류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상품의 개발단계와 기획단계에서부터 품평단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Needs)와 소비패턴을 파악하였고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품평단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주어진 콘텐츠에 대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줌으로써 게시판을 업데이트 시킬 리포터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사업의 한계
인터넷을 통해 매출이 어느 정도 선에 도달하자 두 가지 이유에서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층이 여전히 작다는 것입니다. 2001년 이후 닷컴 기업들이 공짜 마켓팅을 줄여나가면서 몇 개의 유명 포탈 사이트를 제외하곤 소비자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방문 횟수와 활동이 줄어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화장품의 속성과 관계가 되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브랜드 파워도가 약한 상태에서 화장품을 그림으로만 보고 구매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프라인의 마케팅 전략
인터넷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에이블씨엔씨는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였습니다. 온라인에서 공짜 마케팅으로 승부하였다면 오프라인에서는 마케팅의 믹스 전략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 중 가격(Price)을 통한 차별화에 두었습니다. 3000원대의 파격적인 싼 가격으로 인해 4P의 나머지 부분은 자연히 가격에 맞추어져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고 유통 비용을 줄이기 위해 브랜드 샵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처음 테스터 마켓(Test Market)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유행의 흐름이 빠른 이대점, 학원가와 주택가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복합적 상권인 노량진점과 신림점에 각각 개점하였습니다. 브래드 샵을 개점하면서 가격이 싸다는 데서 오는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 전 품목을 100% 테스트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가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균일 가격제를 실시하였습니다. 더불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모든 가격은 동일하고 샵을 체험공간이자 문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자사의 노력과 더불어 2004년부터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인해 불황기에 잘 되는 샵으로 언론에서 자주 다루어지게 되면서 공짜 광고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미샤의 점포 수는 2005년 현재 전국 약 270개로 늘어났으며 8개국의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미샤의 성공 요인은 마케팅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아니라 화장품은 비싸야만 한다는 통념 깬 발상의 전환, 인터넷을 통한 불합리한 유통구조의 개선과 제품에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소비자 우선주의의 통합으로 이루어진 Prosumer Market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민성 연구원 mskim@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