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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윤경포럼: HP의 윤리경영 사례
발간일 첨부파일 사진_윤경포럼.jpg

오준석 이사(HP Korea)

 

지난 4월 21일(목) 진행된 윤경포럼 정기모임에서는 엄격한 윤리적 책임 수행과 구체적인 기업윤리강령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으로 잘 알려진 HP(Hewlett-Packard)의 윤리경영 시스템에 관하여 준법 및 윤리경영 감사관을 담당하고 있는 HP Korea 오준석 이사를 모시고 ‘HP의 윤리경영 사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다음은 4월 정기모임의 강연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HP의 윤리경영 프로그램 운영 방식
HP는 전세계 178개국에 약 14만 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는 세계적 정보기술 솔루션 제공회사로서 각 현지국의 다양한 문화, 관습, 법체계 속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종업원들에게 공통된 윤리 문화를 적용하여 HP 고유의 기업 이미지와 가치를 향한 하나의 목표를 설정해 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는 HP의 엄격한 윤리경영 지침이 그 힘의 원천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윤리경영의 체계적 실천을 위해 HP는 윤리경영 전담부서와 인력을 갖추고 있는데, HP의 윤리경영 전담부서는 단일하게 구성되어 있지 않고 관련업무에 따라 SBC팀, Internal Audit팀, 인사팀, 법무팀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SBC팀이 담당하고 있는 HP의 기업윤리강령(SBC: Standard Business of Conduct)은 선언적 규범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지침으로서 업무 수행 중에 경험할 수 있는 애매모호한 상황에 대해 HP종업원이 취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명확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오준석 이사는 SBC는 HP종업원으로서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지침으로서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절대적 원칙을 고수하며 전사적으로 엄격히 적용되고 있음을 강조하였습니다. SBC는 고객관계, 공급업체와의 관계, 민감한 정보의 처리 등 10개 섹션을 두어 각각의 섹션마다 세부지침을 제시합니다. 특히, HP의 시장점유율이 전세계적으로 1, 2위를 선점하고 있음에 따라 독점규제와 공정거래 부분을 하나의 섹션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엄격한 기준 및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는 SBC는 매년 e-class 수강을 통하여 종업원들에게 윤리의식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종업원의 윤리교육에는 타기업의 비윤리적 행위로 인한 주요 이슈가 있을 때 마다 전 직원에게 그 사례를 검토하게 하는 등 HP에서는 그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끔 하는 철저한 특별교육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HP의 윤리경영 성공 요인
이러한 체계적인 윤리경영 시스템이 HP에 정착할 수 있게 된 요인으로는 먼저 HP만의 고유한 윤리경영이 필요함을 일찍이 인식하였기 때문입니다. HP는 회사의 규모, 업종, 경영이념 등에 따라 각 회사가 필요로 하는 윤리경영 프로그램의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HP의 특성에 맞는 윤리경영 문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둘째, 윤리경영 전담부서와 인력 등이 탄탄히 갖추어져야 합니다. 오준석 이사는 윤리경영 부서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을 때 윤리경영이 철저히 지켜질 수 있다고 역설하였습니다. HP의 경우, 계약서는 모두 윤리담당 부서가 인증을 하여야 하고 이 인증이 없는 계약은 불법으로 취급하며, 만약 표준계약서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경우는 윤리경영 부서에서 구체적으로 검토를 하게 됩니다. 이렇듯 윤리경영 부서가 강력한 권한을 가질 때 모든 업무에 걸쳐 윤리경영 실천이 가능해진다고 오준석 이사는 덧붙였습니다. 셋째, 현실성을 반영하여 실제로 이행가능하도록 지침을 구축합니다. 예컨대 일부 기업에서는 협력사 접대기준을 3만원 이하 또는 5만원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금액이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각종 규정에 현실성이 반영되어야만 실행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윤리적 문화가 정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교육과 정기적인 윤리경영 시스템의 수정 및 보완이 철저히 이루어져 왔기에 HP는 세계적인 윤리적 기업으로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준석 이사는 한국이 ‘정(情)의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내부고발제도가 활발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HP의 경우 누군가 익명의 투서를 보내더라도 이를 배제하지 않고, 신고된 사안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며 모든 내부고발자는 철저히 보호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보호가 철저하지 않으면 신고나 정보가 많이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도 어려우므로 각 기업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윤리경영 시스템의 다양한 방안 제시
본 강연을 통하여 HP만의 독특한 준법 및 윤리경영 프로그램을 통하여 구체적인 윤리경영 실천 아이디어를 습득할 수 있었으며, HP가 왜 윤리경영을 성공적으로 이행해 올 수 있었는지 파악하게 됨으로써 윤리경영 정착을 위한 중요 요소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윤경포럼은 앞으로도 우수한 윤리경영 방안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발굴하여 더욱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윤세경 연구원 skyoon@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