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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디자인산업연구회: Design for Nami Island
발간일 첨부파일

강우현 대표이사(주식회사 남이섬)

 

디자인산업연구회는 2005년 2월 16일(수) 2005년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겨울연가’의 남이섬을 유명 관광지로 만든 주식회사 남이섬의 강우현 대표이사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1970년 ~ 1980년대 대표적 추억의 유원지
섬 전체가 잔잔한 호수 위에 떠 있는 독특한 유원지 남이섬은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어 70~80년대는 대학생들의 MT장소 0순위로 꼽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남이섬은 그저 휑하니 넓은 잔디밭과 방갈로 몇 채만 있어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마땅치 않았고 학생들의 단체 MT장소 혹은 강변가요제 개최지로만 활용될 뿐이었습니다. 이후 20여 년이 지나면서 남이섬은 낭만이 사라지고 그저 먹고 마시며 춤추고 떠드는 유흥지로 변모하게 되면서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해 연 매출 20억원에 부채는 60억원에 이르는 ‘부실기업’이 되었습니다.

 

2001년, 부실기업의 대모험
2001년, 디자이너이자 동화작가였던 강우현 사장은 평소 안면이 있던 남이섬 소유주 부부로부터 남이섬의 운영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강 사장은 1년간 월급을 100원씩 받는 대신 무엇을 하더라도 어떤 간섭도 하지 않겠다는 조건과 수입으로 인한 흑자는 마음대로 쓰겠다는 조건으로 ‘주식회사 남이섬’의 CEO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세 가지 변화를 시도하였는데, 첫째 유원지를 관광지로, 둘째 소음을 리듬으로, 셋째 스쳐갈 뿐인 경치를 운치로 바꾼다는 게 그것이었습니다.

 

최고 지식은 ‘문화콘텐츠’
강 사장은 ‘꿈’과 ‘추억’이 서려 있는 자연 그대로의 섬으로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디자인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남이섬을 ‘문화콘텐츠’가 가득한 생태섬으로 바꾸고자 하였습니다. 우선 그는 ‘노하우 공유’를 디자인경영의 핵심으로 삼고, 자기 꿈을 찾아 떠도는 디자이너, 화가, 조각가 등 예술가에게 섬을 무료로 개방함으로써 예술가 10여 명이 섬 안에 무용지물이나 흉물로 자리잡고 있던 장소와 건물을 자신들 작품 세계로 탈바꿈시키도록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생태섬과 전혀 어울리지 않던 콘크리트 건물이 70~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 어린 명소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이는 예술가들에게는 돈 없이도 작품세계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고 주식회사 남이섬에게는 공짜로 훌륭한 문화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한편 강 사장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남이섬을 찾는 관광객이 보유한 아이디어와 지식을 섬에 남기고 가도록 함으로써 남이섬 입장객의 노하우까지 공유하고자 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이 섬으로 가지고 온 토끼들을 방목하는 이벤트를 열고, 쓸모없는 자갈을 모아 광장을 만든 후, 남이섬 입장객들로 하여금 소중한 추억을 기록하고 가도록 하였습니다.

 

쓰레기도 디자인으로 재창조
강 사장 디자인경영 제 2 원칙은 ‘디자인의 재활용’이었습니다. 독자적인 문화상품보다는 일반 상품에 문화를 접목해야 상품으로서 가치가 높아진다고 생각한 강 사장은 조금만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처음 섬을 맡았을 때 흉물스러웠던 전봇대를 없애고 전선을 땅 속에 묻어둠으로써 누구나 사진을 찍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70년대 낡은 방갈로나 별장은 그대로 두되, 약간의 보수만 하여 과거 70년대 추억을 문화상품으로 만들고자 하였고, 폐건물은 전시관, 빈 터는 공연장으로 이용하였으며, 섬에 버려진 나무토막들을 주워 모아 이순신 등 역대 장군들 이미지를 본떠 100여 개의 장승들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세 번째로는 섬을 찾은 어린이들로 하여금 널려있는 자갈들을 이용하여 조형물을 만들도록 하였는데 이는 남이섬과 어울려 하나의 작품이 되었고 지금은 남이섬의 문화공간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동화나라 만들기
강 사장은 불과 1년 만에 남이섬을 먹고 마시고 떠드는 유원지에서 세계적 자연형 테마파크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남이섬은 관광객의 발길로, 소음은 가수의 노래로 경치가 더해져 동화의 나라, 환상의 섬으로 탈바꿈하여, 현재는 입장객이 2005년 1월 중에만 13만 명으로 그 중 외국인 관광객이 3만 명을 넘어서게 되었으며, 일본과 동남아 지역 방문객 수가 하루 평균 1,500여 명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강우현 사장이 연봉 1,200원에 남이섬에 파묻혀서 ‘겨울동화’의 남이섬을 어떻게 유명 관광지로 만들었는지 새로운 문화사업을 일구는 사람의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민정 연구원 mjkang@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