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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사항

제목 디자인산업연구회 3월모임 후기
등록일 2003-03-20 00:00:00 첨부파일
강연자: 김홍준 교수님(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주제: 영화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의 구조와 기법: 3막 구조와 그 대안을 중심으로

이번 디자인산업연구회 모임은 3월 4일(화) 서울클럽에서 김홍준 교수님(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의 강연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영화 '서편제'의 조감독과 '장미빛 인생'의 감독을 맡은 바 있는 김 교수님은 디자인산업연구회의 2003년도 주제인 'Story Telling'이란 주제를 영화에 적용시켜 "영화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의 구조와 기법: 3막 구조와 그 대안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김 교수님은 "스토리텔링이란 어찌보면 타고나는 것이며, 가르칠 수 없는 것이다"라고 하며 "그러나 가르칠 수는 없지만 스스로 알아서 하되, 조금이라도 무엇인가 정보와 지식을 알고 시나리오에 특히 스토리텔링 부분에 관한 몇 가지 원칙을 안다면, 적어도 시행착오는 줄일 수 있다"며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현재 할리우드를 포함한 상업영화의 시나리오에서 정석처럼 사용되는 공식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3막구조(3-Act Structure)라고 김 교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3막구조(3-Act Structure)영화는 성격의 일관성을 지닌 주인공을 중심으로 인과 관계에 충실한 논리적인 이야기 전개로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결말에 관객의 모든 궁금증이 해소되어야 하며 관객의 동화, 감정이입을 전제로 한 점을 꼽으셨습니다.

이런 3막구조 영화의 특징을 정리하여 3막구조에 맞는 시나리오 전제를 공식화하면, 1) 확실한 주인공이 존재하고 (1명이 이상적) 2) 주인공이 해결해야 할 확실한 문제 또는 추구해야 할 구체적인 목표가 있으며 3) 결말에서 문제는 해결되고 목표는 달성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이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전제로 3막 구조의 개요를 설명해 주셨는데, 그 대략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2시간 영화의 시나리오에서 1막은 30분, 2막은 60분, 3막은 30분이 된다.
둘째, 각 막의 끝 부분 가까이에 갈등과 관심이 최고에 이르는 구성점(plot point)이 위치한다.
셋째, 1막은 시작, 설정단계로 등장인물과 전제가 소개되며 2막은 중간, 대립단계로 갈등이 전개 되고 3막은 결말, 해결단계로 위기가 해소되게 된다.
넷째, 각 막은 앞의 막 보다 이야기의 흐름을 고조시키며 전진한다.
다섯째, 2,3 막의 도입부에는 잠시 긴장을 풀고 '쉬어가는' 부분을 둔다.

시나리오 개념과 3막구조의 개요 설명 이후에, 'Jojo la frite'란 단편영화를 감상하며 실제 영화에 3막구조가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구조를 분석해 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업영화에 적용되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3막구조가 좋은 시나리오를 위한 해결책이 아님을 김 교수님께서는 3막구조의 비판을 통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3막구조를 하나의 공식으로 삼아 이것을 적용시켜가며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구조중심 시나리오 쓰기'라고 하는데, 김 교수님께서는 이것이 도구(tool)나 이정표(landmark)는 될 수 있지만 공식이 아님을 강조하셨습니다. 오히려 스토리텔링에만 치중하다보면 영상 표현 등의 다른 영역이 좁아지며 특히 초보자를 오도할 위험이 크다는 점도 지적하셨습니다. 그리고 공식에 맞추어 글쓰기를 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얼마나 진정하게 끌어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끝으로 3막구조의 대안적인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해 주셨는데, '구조 중심'보다는 '인물 중심'이 되도록 만드는 방법과 장르와 관습을 추종하기보다는 장르를 비틀고 관습을 깨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법입니다. 장예모의 '영웅'처럼 똑같은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여러 번 보여주는 방법을 그 예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또한 홍성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에서와 같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통합적인 힘(unifying force)을 전제로 하여 일관된 줄거리보다는 개별적인 에피소드의 중첩으로 영화를 이끌어 가는 방법도 그 대안으로 제시해 주셨습니다.

3막구조에 관련된 주요 개념들에서부터 3막구조가 실제 영화에 적용되는 구조분석에 이르기까지 김홍준 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연을 들으며, 최근에 영화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패러다임에 대해 알게 되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영화를 위주로 설명된 강의였으나, 3막구조와 이와 관련된 패러다임들이 디자인을 포함한 다른 분야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스토리텔링의 기술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유익한 강연을 준비해주신 김홍준 교수님과 참석해 주신 회원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연구본부 김희정


김희정 hjkim1@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