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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사항

제목 디자인산업연구회 7월모임 후기
등록일 2002-07-18 00:00:00 첨부파일
우리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10여년 전부터, 어쩌면 그보다 훨씬 전부터 스스로를 칭하며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21세기를 그저 흘러가는 역사의 일부이려니,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면 되려니 하고 지내온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21세기를 수없이 외쳤지만, 그 새로운 세기를 맞이할 마땅한 준비는 거의 없었습니다.

"20C의 문화를 보아야 21C를 점칠 수 있다."

그렇습니다. 미래의 모습을 보고싶다면, 이를 준비하고 싶다면 우리는 지나온 과거로 잠시나마 되돌아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시간을 7월 10일(수), 디자인산업연구회 7월 모임에서 코디최 교수님(Cody Choi, New York University 미술대학원 교수)의 강연을 통해 가져볼 수 있음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됩니다. 대략 25분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클럽 남산룸에서 진행된 이번 모임은『20세기 미국의 문화 정책과 경제적 성공, 그리고 우리의 입장』이란 주제로 2시간이 넘는 다소 긴 시간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새로운 사회구조를 만들어보자는 거대한 계획 속에서 발생하게 모더니즘.
그리고 이 모더니즘의 반성의지에 의해 생겨난 포스트 모더니즘.

그러나 모더니즘과 서양화와 미국화는 엄청나게 다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 구분과 경계가 몹시 모호하고 때로는 혼동을 일으킬 정도의 문화적 입장이 우리 나라가 모더니즘을 받아들였던 슬픈 형식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결과는 미국 문화의 아류라는 불명예를 씻지 못하는 한국적 모더니즘의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70년~8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미국적 포스트 모던은 90년대에 들어서며, 상업적 성공을 겨냥한 예술스타 만들기로 그 전략을 바꾸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미국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예술계의 스타들이 등장하며, 마치 미국의 미술이 포스트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됩니다.

2002년 현재, 우리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지난 역사적 슬픈 현실에 의해(일제 구속과 6.25의 비극), 20세기 현대화과정을, 내용적으로 파악하고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 21세기 초, 서양(특히 미국)의 입장 역시도, 새 세기에 대한 정신계를 만들기 위한 초기적 입장에 놓여있습니다. 1990년 중반부터, 이와 같은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그들은, 머지 않은 미래에, 또 다른 역사의 시작으로 Post-Modernism의 뒤를 잇는 사상을 정착시키고, 곧 바로 수출로 연결하게 될 것입니다. 코디최 교수님께서는
"뒤늦게 수입한 미국적 포스트모던(1970년대)과 불란서의 후기구조주의의 사상(1960년대)에 탐구와 반영에 매달려 있기보다는, 지나간 역사적 흐름을 통감하고, 한국적 입장에서의 우리가 갖고 있는 특수한 지형조건과 문화적 조건을 적용하여, 한국적 Cyberism 또는 Hyper-modernism을 정착시켜 서양 대륙에 수출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시대적 시도이다." 라고 우리 나라의 입장을 설명하셨습니다.

최 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연은 2시간도 너무나 모자라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연을 끝으로 교수님의 미술 작품 몇 점을 슬라이드를 통해 감상하면서 새로운 세기의 문화를 준비해 가는 한 시대의 미술가를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강연을 맡아주신 코디 최 교수님과 참석하여 함께 해 주신 회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희정 hjkim1@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