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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1년 4호]경영자독서모임: 경영학 콘서트
발간일 2012-01-10 첨부파일 사진7.경영자독서모임.jpg

[경영자독서모임]

 

경영학 콘서트

 

장영재 교수 (KAIST)

 

이 원고는 2011 11 28일 장영재 교수의 MBS 강의를 바탕으로 산업정책연구원(IPS)에서 작성하였습니다. 장영재 교수는 보스턴 대학교의 우주항공학과를 최우수 성적(Summa Cum Laude)으로 졸업하고, MIT에서 기계공학 석사 학위와 MIT 경영대학원인 슬론 스쿨(Sloan School)에서 경영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MIT 기계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들어가며

오늘은 경영과학과 제 책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경영학콘서트라는 제목이지만 경영학의 많은 분야 중에서도 제 책은 경영과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경영과 과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자는 의도로 기획되었습니다. 제 전공도 경영기술이다 보니 과학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글을 바탕으로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도 경영학을 전공하고 MBA 과정을 거친 분들은 경영학, 재정학, 회계학, 조직론 등 여러 가지 분야를 모두 공부하셨다면 그 중에 하나로 경영과학론을 배우셨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경영과학이라고 하면 경영학 교과의 하나의 분야라고 생각할 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2006년 우연히 비즈니스 위크지를 보면서 찾은 기사가 있습니다. 1월 초에 수학이 산업을 바꾼다는 커버 스토리로 많은 내용을 다룬 바 있습니다. 비즈니스 위크라고 하면 일반인을 위한 권위있는 경영잡지입니다. 그 잡지에서 수학이 산업을 바꿀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컨설팅, 정책, 식음료 산업과 광고산업과 마케팅 미디어에 대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라는 내용입니다. 기사를 실으면서 수학을 이야기했지만 본질은 수학과 과학기술입니다. 그런데 그 기사 자체도 놀라운 기사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5년 후 2011년에 여기에서 이야기한 그대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가끔씩 그 때 기사들을 들추어 다시 읽어 보는데 이렇게 혜안을 가지고 기사를 작성했을까 놀랍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BIG DATA…

오늘 나눌 주제를 두 가지로 나눴습니다. 한 가지는 데이터이고, 다른 하나는 수학적 분석입니다. 많은 분들이 데이터와 수학적 분석이라고 하면 거부반응을 보입니다. 저는 숫자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제가 무척 좋아하는 야구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위클리비즈에 기사를 기고하는데 조선일보에서 굉장히 클릭 수가 많은 기사라고 했습니다. 보통 경영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사인데 숫자는 없고 야구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구단이 있었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첫째 1번 타자가 도루를 못합니다. 보통 야구팀의 1번 타자의 1번 조건은 빠른 주루 플레이인데 일단 치고 나가서 주루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뚱뚱해서 잘 뛰지를 못합니다. 그런데도 1번을 꿰찼으니 참 웃깁니다. 또한 1루수는 새로 영입된 선수인데 다른 팀에서 10년 이상 포수로 활약하던 선수인데 팔꿈치 수술을 해서 공을 많이 던지면 안 된다고 의사가 권고한 사람입니다. 포수가 공을 받고 투수에게 던져야 하는데 공을 많이 던지지 못하니 팀에서 방출한 선수인데 이 선수를 바로 데려다가 포수가 아니라 가장 공을 던질 기회가 없는 야외수가 1루수라고 판단해 그 자리를 준 것입니다. 뛰어난 선수도 아니었는데 팔까지 고장난 선수를 1루수에 앉혔습니다. 만족곡이라고 선천적으로 발이 휜 장애를 가진 선수를 투수이면서 주전을 꿰차고 있습니다. 신기합니다. 그리고 이미 40대를 훨씬 넘겨서 퇴물로 방출한 선수를 데려다가 7번 타자에 앉혔습니다. 그리고 감독은 절대 번트나 도루 지시를 하지 않습니다. 작전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전략을 절대 지시하지 않고 타자가 임의로 번트를 내거나 도루를 하면 야단을 치고 난리가 납니다. 그런데 이 팀에서 가장 괴짜는 단장인데 선수를 뽑을 때 얼굴을 보지 않고 숫자로 뽑습니다. 이 팀이 무슨 동네 야구단일까요? 아닙니다. 이 팀은 미국 메이저리그의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고 합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실제 라인업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로 어떻게 팀을 구성했을까요? 1999년 빌리 빈이라는 단장이 새로 취임했습니다. 야심 찬 단장의 목표는 우승이었으나 사실 그 전에 오클랜드는 우승해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일 처음으로 할 일이 무엇일까요? 새 선수를 영입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돈이 있어야 하니 구단주에게 가서 새 선수를 영입할 수 있도록 수 천만 달러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구단주가 우리가 무슨 뉴욕양키스냐, 우리는 돈이 없다, 꼭 우승을 해야 하나? 돈이 없는 대로 하라고 합니다. 황당합니다. 그래도 단장이라고 뭐라고 하고 싶은데 돈이 없으니 배째라고 합니다. 그래서 고민에 빠집니다. 그 당시 오클랜드는 부자 구단인 양키스에 비해 1/3 수준이었습니다. 최고로 가난한 구단이니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없고 성적은 늘 바닥권을 헤매고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메이저 리그 역사상 아무도 생각해 보지 못했을 발상을 합니다. ‘그래, 비싼 선수들이 있고 연봉을 많이 받으면 홈런도 잘 치고 타격률도 좋다. 그런데 이 개인성적이 팀 전체 성적에 정말 영향을 미칠까?’ 한 번 조사해 보자고 생각합니다. 개인성적이 좋을수록 팀성적이 좋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던 때에 단장은 말도 안 될 수 있지만 한 번 검증해 보자고 했습니다. 이것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숫자, 통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단장으로 취임해 가장 먼저 한 일이 하버드 대학을 갓 졸업한 풋내기를 바로 영입했습니다. 경제학과 통계학을 막 졸업한 사람을 헤드 스카우터, 스카우트를 책임지는 자리에 앉힙니다. 야구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숫자만 가져다 주면 뭐든지 뭔가 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의 숫자를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숫자를 다 뒤져 보니 놀라운 사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개인성적, 홈런과 타율이 역량을 대변하고 이런 개인역량이 팀 역량을 대변해 줄 수 있다고 여깁니다. 물론 타점과 도루율이 중요하긴 하지만 실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율 중에서도 장타율이 더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투수의 투구 수를 늘리는 것, 즉 공이 올 때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공이 아니면 절대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는 차분한 성격에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팀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즉 안타를 많이 치는 선수들은 타율이 높습니다. 그런데 1루타를 치고 나가는 것보다 오히려 4볼로 나가는 것이 팀에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상대 팀의 투구 수를 늘리기 때문입니다. 메이저 리그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standing out입니다. 가만히 앉아 스트라이크 아웃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풀 카운트가 되면 싫어하는 공이 와도 방망이부터 휘두릅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사람들은 성격이 차분하여 자기가 싫어하는 공이 오면 절대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타율은 높지만 공을 걸러서 4볼로 나가는 굉장히 대단한 선수입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가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런 사실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홈런과 타격이라는 개인의 성적이 가장 우선이고 그것이 무조건 팀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비싼 연봉을 들여 데려 오는 것입니다. 빌리 빈 단장의 통계는 선수 영입뿐 아니라 경기 운영에도 활용됩니다. 일반적으로 도루나 번트를 작전에 많이 쓰지만 정말 이것이 유용할까요?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다시 찾아냅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도루나 번트가 작전을 수행하고 점수를 내는 데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런 분석을 헤드 스카우터와 단장이 조사해 내렸지만 두 사람의 합작은 아닙니다. 하버드 대학의 칼 모리슨이라는 통계학으로 유명한 교수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 교수가 단장의 작전이 말이 되는지 학문적으로 검토를 해 보자고 합니다. 분석할 때 마르코프 체인이라는 간단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야구에서는 안타를 치고 주자가 주자가 뛰고 공이 왔다 갔다 하는 굉장히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 같지만 이 모든 상황을 간단히 표현해 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숫자는 아웃카운터로 노 아웃은 0, 원 아웃이면 1, 투 아웃이면 2입니다. 1루에 주자가 있으면 1, 주자가 없으면 0으로 표시합니다. 2루에 주자가 있으면 1, 없으면 2, 3루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원 아웃이면 1, 1루에 주자가 있으면 1, 2루에 주자가 있으면 1, 3루에 주자가 없으면 0입니다. 이렇게 모든 상황을 숫자로 표현 가능합니다. 즉 노 아웃, 원 아웃, 투 아웃이라는 세 개의 숫자와 각 루마다 두 개의 숫자를 합해 24개에 이닝이 끝나는 상황까지 4개라고 하면 결국 복잡한 것이 25개의 상황으로 정리됩니다. 즉 야구라는 게임은 25개의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했더니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우선 희생 번트의 가치입니다. 희생번트를 함으로써 점수를 더 많이 내려 합니다. 주자를 빨리 홈으로 불러 들이려 합니다. 무사 1루 상황에서 1이닝의 희생 번트 없이 점수를 낼 수 있는 기대 점수가 0.9점입니다. 그런데 희생 번트를 시도하면 득점이 0.75점입니다. 오히려 점수를 까먹는다는 메이저 리그 100년 결과의 데이터입니다. 그 때 번트의 가치를 아느냐? 번트는 박빙의 상황에서 1점이 모자랄 때 사용하는 작전이라고 합니다. 1점이 아쉬울 때 유용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럼 박빙의 상황에서 딱 1점을 낼 확률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1점을 낼 확률은 번트가 없을 때 40%이고 번트를 시도하면 41.7%로 조금 늘어 납니다. 1.7% 조금 늘어 납니다. 우리는 경험적, 상식적으로 번트가 매우 유효한 작전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참 다르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전에는 아무도 여기에 대해 질문을 던진 사람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통념과 경험은 때로 본질을 통찰하는 데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우리가 계속 해 왔기 때문에 과거 경험상 했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것이 생기면 당연한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질문을 던지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당연할까요? 이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큰 도전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질문을 던지더라도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는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식과 경험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즉 데이터는 새로운 경영방식을 요구합니다. 그것이 데이터입니다.

그렇다면 오클랜드에이스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1999년부터 2003 4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하나 더 1999년도에는 20연승이라는 메이저리그 대 기록까지 달성했습니다. 싼 연봉, 적은 투자로 굉장한 성과를 낸 것입니다. 단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야구는 책으로 나와 ‘Money Ball’이라는 제목으로 미국 MBA 학생들이 읽고 가장 감명 깊은 책으로 7년 연속 1위로 꼽았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책을 바탕으로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데이터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올해 초에 학술지와 학술저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학술잡지의 중간 정도 포지션을 하는 MIT Sloan Management 에 커버 스토리로 Big Data & Analytics 라는 주제로 새로운 경영 트렌드로 기사를 다룹니다. 여기서 Big Data는 무엇일까요? 요새 기업들은 데이터를 많이 축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보니 참 우리 나라 기업들이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IT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가 복잡합니다. 즉 정형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고객의 목소리라는 비정형화된 데이터까지 차곡차곡 쌓이면서 데이터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이면의 본질은 데이터입니다. 과거에는 가질 수 없었던 데이터들이 개인화된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어느 위치에서 클릭을 하고, 무엇을 검색하는지 그리고 이 위치에서 어떤 맛집을 보는지, 음식을 먹고 바로 리뷰를 올리는 지 굉장히 개인화된 데이터들이 쌓입니다. 구글이 전화기 사업에 뛰어든 것은 전화기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데이터를 연결해 주는 하나의 디바이스에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트위터와 페이스 북 등 모든 변화의 본질이 바로 데이터입니다. Big Data입니다.

 

ANALYTICS…

Analytics라는 것은 직역하면분석이지만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분석과는 조금 다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분석이란 과거에는 많은 데이터를 모아다 통계분석, 사후분석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현재 무엇을 바탕으로 무엇이 진행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지 바로 결정 내리는 것이 여기서 말하는분석입니다. 그 개념이 와 닿지 않으실 텐데요 계속 야구이야기로 나가겠습니다.

수학적 분석은 위클리비즈에 제가 올 해 초에 낸 기사입니다. 1996년 미국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9월 중순 순위입니다. LA다져스가 68 73패이고 남은 경기가 21경기입니다. 샌프란시스코가 꼴찌로 59 81패입니다. 그래서 LA다져스가 1, 샌프란시스코가 꼴찌입니다. 이날 메이저 리그 사무국에서는 이 날 LA다져스가 남은 경기가 21, 샌프란시스코가 22경기 남았으니 만약 샌프란시스코가 남은 22경기를 다 이긴다고 하면 81승으로 LA다져스보다 더 높은 승률로 1위를 하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고 발표 합니다. 사실일까요? 실제 이 날 UC버클리 대학생들이 웹 페이지에 이미 몇 일 전에 샌프란시스코는 탈락했다는 재미있는 글을 싣습니다. 왜 일까요? 간단하게 1등이 남은 경기 다 지고, 꼴찌가 남은 경기 다 이기면 순위가 뒤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은 스케줄이 있습니다. 즉 샌프란시스코와 콜로라도가 대결해서 한 팀이 이기면 한 팀은 지는 것입니다. 어떤 팀과 어떤 스케줄이 남아 있는지 경우의 수를 모두 조합하면 이미 남은 스케줄 상 샌프란시스코가 다 이겨도 LA다져스의 78승을 넘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의 머리로는 계산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람 머리, 직관으로 하기 어려운 것은 고도화된 알고리즘, 수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즉 여러 의사결정 상황이 닥치지만 많은 경우에 직관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데이터와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바탕으로 틈새를 찾으면 상당한 비용절감과 매출증대를 이룰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복잡한 계산에 필요한 데이터와 분석기술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에 매우 쉽게 가능해졌습니다. 인간이 내리기 어려운 의사결정을 컴퓨터를 통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시대가 도래했으며 이런 기술을 받아 들이는 기업은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제가 데이터는 새로운 세상을 열며, 특히 단순한 통계 수치를 뽑는 데이터가 아닌 복잡해서 이용할 수 없었던 Big Data를 수학적 분석을 통해 기업의 역량으로 키우는 것입니다.

 

BIG DATA는 어떻게 쓰이나

그러면 실제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제가 책을 쓰기 전에도 미국이나 한국에서 강연 기회를 가졌는데 책을 쓰게 된 동기 중 하나가 남의 책을 인용하기 보다는 내 책을 인용하자는 취지가 있었습니다. 제 사례부터 설명 드립니다. 저는 박사 과정을 마치고 학계보다 산업계로 가고 싶었습니다. 바로 데이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산학협력을 통해 학계에서도 기업 가치를 높이는 일에 종사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아웃사이더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 전에 컨설팅 회사에도 있어 봤지만 컨설팅으로는 한 회사의 내부 데이터를 보는 것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임펙트를 주려면 데이터를 보고 다뤄야 할 줄 알았다고 믿었고 제 논문 주제도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저는 데이터를 직접 다뤄보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박사과정 뒤에 산업계로 가겠다고 하며 이력서를 냈더니 연구소로 가라고 합니다. 그런데 기업과 연구소는 조직이 엄연히 다릅니다. 실제 현장 데이터, 마트와 고객의 데이터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현장을 알아야 그 데이터를 봐도 이해가 가능합니다. 두 개 기업이 저에게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하나가 마이크론으로 바닥부터 시작해 보라고 제안을 해서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 물건 나르기를 한 달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 바로 물건 나르는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승진했습니다. 4달을 일했더니 기계를 만질 수 있게 해 줍니다. 그 때부터 물 만난 고기마냥 데이터를 보고 정리하여 이제는 공장장과 고민하면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을 해 보자는 새 플랫폼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나서 바로 본사로 발령되어 특정 공장이 아닌 여러 공장을 관리하는 일을 책임졌고 마이크론의 경우에는 작은 회사 개념이 강해서 외형 확장보다 필요 시에 다른 기업과 연합군을 연성했다가 어려운 시절에는 해체되는 결정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런 결정을 위해서는 연합할 기업이 가진 장점과 단점, 생산시설에 대한 분석과 빠른 결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책에 제가 반도체 공장에 있을 때 직접 겪은 사례를 소개 드립니다. 한국의 삼성, 하이닉스는 물론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이며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반도체 공장은 극비를 요구하기 때문에 들어가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사람이 하는 일이 거의 없는, 즉 많은 데이터를 가져다가 그 데이터를 가지고 어떤 결정을 내리면 바로 반도체 공장에 적용 가능하다는 테스트에 이상적인 공간입니다. 그런데 반도체 공장에서 입사한 지 3달째에 데이터를 가져 가는데 반도체 공장의 장비들은 싸야 몇 억에 비싼 것은 수백 억에 이르는 고가의 상품입니다. 그리고 공장 하나에 최소 3~5조 달러에 이릅니다. 100억짜리 기계가 몇 대 줄줄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비싼 기계를 쓰면서 어떤 물건은 들어가서 3분이면 완성되는데 어떤 물건은 2분 안에, 어떤 물건은 5분 안에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원래 그렇다라고 합니다. 반도체가 시작한 지 30년 동안 그래 왔으니 제어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는 이것을 블랙 박스로 취급해야 하고 영영 원인을 파악하지 못할까요? 마치 빌리 빈이 개인성적과 팀 성적에 대해 질문을 던진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구해 보려고 했더니 그것에 대해 디테일한 데이터를 구하려고 노력해 본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기계와 데이터에 대해 팠더니 결국은 데이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데이터는 생산과 운영이 아니라 기계의 AS 차원에서 참고 용도로만 사용되었지 이전에 아무도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용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반도체는 장비인데 상품이 들어가면 여러 가지 작업을 거쳐 나오게 됩니다.

간단한 예를 설명 드립니다. 한 가게가 있는데 국수와 빵을 만듭니다. 국수를 만들 때는 국수를 반죽해서, 삶고, 포장하는 크게 세 단계를 거칩니다. 빵 중에 베이글을 만들 때는 반죽하고, 삶고, 굽고, 포장하는 네 단계를 거칩니다. 그런데 빵 가게에 반죽기가 1대입니다. 그리고 빵과 국수 반죽은 레시피가 달라서 빵을 먼저 반죽하고 국수 반죽을 따로 합니다. 그렇다면 빵과 국수를 만들 때 만드는 시간을 비교해 봤습니다. 먼저 국수 반죽을 하고 비어 있는 반죽기에 빵 반죽을 합니다. 그리고 빵 반죽을 할 때 국수를 삶고 포장합니다. 빵 반죽이 완성되면 삶고 구워 포장합니다. 그래서 총 18분이 걸렸습니다. 여기서는 국수부터 했지만 만약 빵 반죽부터 하면 총 16분 안에 끝납니다. 순서만 바꿨는데 2분이 줄었습니다. 물론 반도체 공장은 이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제품이 50~60 종류가 넘고 기계 안에 20과정이 넘게 거칩니다. 사람 머리로는 조합이 어렵습니다. 이것은 수학적 공식을 통해 최적의 순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 10% 이상의 효율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수학적으로 분석해서 순서를 바꿨을 뿐입니다. 게다가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10~20억 하는 기계를 구매해야 했을 때 1/10로 줄여 구매했습니다. 그래서 30억의 비용 절감을 이룹니다. 다른 투자가 거의 없이 3개월 일해서 30억을 줄인 것입니다. 데이터 관찰을 통해 기회를 포착하고 수학적 방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을 이룬 것입니다. 혁신이라는 것이 지금까지는 기업의 조직문화를 바꾸는 측면에 중점을 뒀지만 데이터와 과학적 혁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털어서 안 나오는 기업 없다는 말은 데이터를 털어 보면 비용절감이 안 되는 기업이 없다는 말입니다.

Big Data Analytics가 어우러져서 결과를 창출합니다. 다시 말해 과거에는 데이터를 통해 통계를 내는 사후분석을 진행하여 인과를 파악했습니다. 빵이 오르고 국수 매출이 줄었다고 보고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이제 분석이라는 것은 사후분석이 아니라 더 나은 의사결정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최적의 시퀀스를 찾아 바로 비용절감으로 연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새로운 개념의 과학적 접근입니다.

 

두 번째로 고민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 드립니다. 혹시 카이스트 전기 자동차 이야기를 들어 보셨는지요? 요즘 전기 자동차가 대세라고 합니다. 환경문제와 고갈되는 천연자원의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넘어 전기충전까지 연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카이스트에 부임했을 때 새로운 개념의 전기자동차를 개발합니다. 전기 자동차의 걸림돌은 바로 충전이었습니다. 현재 개발된 전기 자동차를 골프장에서 많이 보실 텐데 골프 카트가 왜 자동차가 못 될까요? 바로 충전 문제입니다. 주유소에서 일반 자동차를 일반 사용자가 주유하는데 5분을 넘기면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전기 자동차는 충전에 8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미국 전기자동차는 집에 전기 플러그를 꽂아 두고 있습니다. 그나마 미국 같이 집마다 차고가 있어서 저녁에 퇴근해 꽂아 두고 아침에 충전이 되어 있으면 출근하는 교외의 경우에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한국 같이 골목 길, 아파트에 주차하는 곳에 있으면 어떨까요? 급속 충전 기술이 발달했지만 20분이 걸립니다. 어떤 사태가 될까요? 주유소 공간이 도심 내에 더 커져야 합니다. 도시 면적보다 커져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에 착안한 것이 무선충전과 주행 중 충전입니다. 그래서 실제 2011 10월부터 서울대공원의 코끼리 자동차가 카이스트 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공항과 공원에서 친환경 운영 시스템으로 도입이 확정되거나 검토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충전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충전 시설을 일부 구간에 깔아야 한다는 투자 비용이 많이 듭니다. 우연히 제가 이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논리적, 과학적이지 않아 보였습니다. 즉 많은 과학자들이 하드웨어 자체는 많은 개발을 하고 노력을 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 투자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의사결정에 취약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충전 인프라를 어디에 깔아야 자동차가 서지 않고 계속 달리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까에 대해 수학적 공식을 활용했습니다. 수학의 공식으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최소비용이 있다면 수학적으로 솔루션을 찾아 알아서 길을 따라가면 그 의미까지 말해 줍니다. 이 방식으로 미국 보스턴 로간 공항을 분석했더니 투자 비용의 20%를 절감할 수 있다고 제안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의 머리와 상식으로는 생각하기 힘든 면을 가지고 비용 절감의 여지를 찾아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이런 분석은 기존 방식과 다릅니다. 즉 큰 데이터와 수학적 분석을 통해 끝에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기존에는 통계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에는 일부에 도움만 주었습니다. 이제는 무엇을 할 것인가, 결과까지 도출해 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전기차뿐 아니라 재고관리와 가격최적화,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방식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기업에서 있던 실제 사례 두 가지를 설명 드렸습니다. 실제 사례만 하면 크게 검증된 것 없구나 하고 말씀하셔서 다른 사례를 준비했습니다. 제가 현재 가장 큰 관심을 두고 보고 있는 것이 유통과학, Retail Science입니다. 옛날 유명한 선전에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입니다.’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유통은 과학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 동네 슈퍼마켓에 가면 가게 주인이 어머니 우유 사 갈 때 되지 않았니? 하고 묻습니다. 가게 주인이 단골 고객의 냉장고 사정을 환히 보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제가 가면 어머니 장을 봐 오고 양파인지 파인지 헷갈려 하면 가게 주인이 직접 정해 줬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규모, 동네 슈퍼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누군가는 시중의 50개의 아스피린 종류 중 5종류만 비치하고, 그 중에서도 A 30, B 20, C 10…… 식으로 구비하라고 의사 결정 내려야 합니다. 지금은 매장관리자가 경험을 통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좀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바로 그 시작점은 장바구니입니다. 장바구니 분석, 고객들이 물건을 구매할 때 어떤 물건과 함께 구입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런 데이터가 고스란히 POS에 남아 있습니다. POS는 큰 매장뿐 아니라 작은 매장에도 다 보급되어 있습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매우 많습니다. 일례로 매장배치를 설명드리면, 우유나 계란 같이 신선식품이면서 주기적으로 사야 하는 상품은 마트에서 가장 끝에 배치합니다. 끝까지 가면서 물건들을 구경하고 또 오면서 구경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국의 한 그룹에서 장바구니 분석을 해 봤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물건을 끝에 배치하면 다른 물건들도 많이 보고 구매하리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매장의 데이터를 보니 장바구니에 달걀과 우유만 있더란 것입니다. 이런 경우가 너무나 많은 것입니다. 그 지역을 보니 전문직 종사 맞벌이 부부가 많이 살았습니다. 즉 그 지역은 쇼핑 트렌드가 바뀐 것입니다. 과거처럼 남편이 일하고 가정주부가 장을 보면서 마트에 가서 시간이 있어서 카트를 끌면서 이것 저것 고르는 것이 언제나 어느 지역에나 통용되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전문직 종사자는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헤집고 가서 달걀과 우유만 골라 사서 계산하고 나가 버리는 사람들입니다. 즉 상식적으로 봐서 지금까지 했던 것이 좋지 않고 방해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 매장 바로 앞에 달걀과 우유 섹션을 크게 차리자 매출 섹션이 두 배나 올라가게 됩니다. 상식과 이전 관행 때문에 했던 일들이 이제 소비자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는 것을 데이터를 통해 혁신해야 합니다. 통념을 검증하여 옛 생각을 버리고 실행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가면 이런 장바구니 분석을 바탕으로 수학적으로 매장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연구 중입니다. 각각의 동선을 고려해서 효율적으로 장을 보기 원하는 고객에게는 어떻게 빨리 쇼핑 기회를 제공할 것인지, 여유가 있는 고객에게는 좀 더 많은 상품을 소개하는 방법을 배치 최적 알고리즘을 통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선진 글로벌 기업 사례를 듭니다. 제 책을 보신 분들은 읽어 보셨을 것입니다. 저는 부임 1년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워싱턴DC에 살았는데 그 때 한국에 올 적에는 대한항공 직항을 타서 인천에 내렸습니다. 그런데 한국 국적기 비행기에 한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더 많이 보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 필리핀 사람들입니다. 왜 필리핀 가는 사람들이 대한항공을 이용할까요? 여쭤 봤더니 많은 사람들이 인천에 내려 마닐라로 다시 환승하는 것입니다. 저는 같은 날 비행기를 한 번 타면 되는데 그 사람들은 두 번 타는 수고로움이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가격 차이가 어떨까요? 상식적으로 비행기를 두 번 타니 더 많이 낼까요? 두 번 타는데 12,000달러인데 직항은 14,000달러입니다. 여행사를 거친 것도 아니고 인터넷으로 직접 예약했습니다. 이것을 보여드리면, 대부분 마닐라까지 끊어서 인천에서 내리면 되지 않냐고 물으십니다. 비행기 항공권을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e-티켓을 출력하는데 다 출력해 보면 총 5장입니다. 거기 엄청나게 많은 조항이 많습니다. 그 중 21 31항에 왕복권을 구입해 왕복 할인권을 구매하신 경우에는 출발, 도착지에서 출발을 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페널티 조항이 빽빽하게 적혀 있습니다. 즉 마닐라로 가는 비행기를 끊어서 인천에서 내려 돌아가실 때는 차액에 페널티까지 내야 합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것은 상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가치에 대해서 가격을 달리하거나 비즈니스 운영을 달리하는 경우입니다. 가격뿐 아니라 운영도 고객이 느끼는 가치에 따라 달리하는 것입니다. 워싱턴DC에서 서울로 가는 사람들은 여러 항공편이 존재해서 직항도 있지만 비용이 부담스러우면 LA나 뉴욕에 가서 다른 항공권을 이용하면 됩니다. 그러나 한국 직항이면 기내식이 국수라든가 비빔밥 등 한국식 서비스에 한국어 서비스가 나옵니다. 이것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가치입니다. 대신에 필리핀 가는 사람들은 직항이 없어서 대한항공이나 미국 국적기, 일본항공을 이용하더라도 무조건 두 번을 타야 하고 가장 중요한 가치는 가격입니다. 즉 한국어 서비스, 한국식 식사가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가치를 중심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revenue management입니다.

과거에는 비용과 마진으로 가격을 책정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바탕으로 매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한국고객을 대상으로만 판매를 하면 더 큰 마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고객들을 대상으로만 티켓을 판매하지 왜 필리핀 고객을 유치해서 더 큰 마진을 남길 기회를 놓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비행기라는 특성에 있습니다. 한 번 비행기가 떠 버리면 좌석을 팔아 남길 수 있는 기회가 영영 사라집니다. 그리고 한국 교민보다 마닐라 도착 승객들이 훨씬 많습니다. 즉 그 의미는 일단 한국 행 손님을 채우고 남은 자리를 어떻게든 싸게라도 판매하는 것이 전체 매출에 도움이 됩니다. 이것이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고객을 유치하고 마지막 순간에 마닐라행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수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몇 년, 몇 번째 주, 휴일을 파악해서 한국행 고객과 마닐라행 고객을 예상한 후에 자리를 미리 확보하는 것입니다. 자리를 미리 배치해 놓습니다. 즉 비행기에 자리가 없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한국행 손님 자리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가격을 결정하고 재고를 어떻게 나누느냐는 모두 계산의 결과입니다. 수익경영이 탄생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항공사가 다른 회사에 비해서 산업 시작 초기부터 데이터를 축적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메인 컴퓨터를 가지고 가장 많은 데이터를 축적한 산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비행기마다 가격과 빈 자리를 산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데이터와 분석의 힘입니다. 데이터나 분석적 공식이 미래에 있을 일이며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거나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상관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항공권을 비롯해 이미 개인의 생활에 상당 부분 적용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패스트패션 자라의 경우가 있습니다. 패션 업계의 돌풍을 일으키는 의류 기업으로 2011 3월에 패션 메카 뉴욕 5번가에 한 블록을 차지한 전 빌딩을 매입했습니다. 미국 부동산 거래 역사상 최고 매매가로 매입했다고 합니다. , 패션 메카로 입성한 것입니다. 놀라운 점은 자라가 명품이 아니라 저가 상품입니다. 그럼에도 매우 트렌디하고 사람을 끕니다. 그 비밀은 무엇일까요? 패션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상품을 기획해서 내년 여름, , 가을 상품을 발주하고 제조하여 돌아와 매장에 뿌리게 됩니다. 그래서 기획에서 매장 비치까지 약 1년이 걸립니다. 그 의미는 내년 여름 유행 상품을 올 여름에 예측해서 기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행이 빨리 바뀌는 환경에 1년 후를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물건은 나왔으니 빨리 팔기 위해 광고비를 엄청나게 쏟아 붓습니다. 그래서 광고로 트렌드를 만들려 합니다. 그러나 자라는 역발상을 합니다. 트렌드 예측하기 어렵고 마케팅 비용을 그만큼 들이느니 바로 바로 대응하자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본 아이돌 걸그룹이 빨간 치마를 입었고 유행할 것 같으니 3주 만에 물건을 만들어 전 세계 매장에 뿌립니다. 1년 걸릴 일이 어떻게 3,4주 만에 가능할까요? 이것이 자라의 힘입니다. 마치 동대문 스타일과 같지만 자라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합니다. 자라는 제조시설을 모두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웃소싱으로 가는 패션업계에서는 역발상입니다. 다른 하나는 재고를 얼마나 만들어 얼마나 매장에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 결정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한 시즌에 한 상품이 제작되어 매장에 걸려 있으면 판매자가 고객에게오늘 구매하지 않으면 다음에 오시면 없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에 가 그 상품이 그대로 있습니다. 한 시즌에 같은 물건이 걸려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라는 상품이 나오면 치고 빠지는 식으로 상품 주기가 매우 빠릅니다. , 고객이 바로 구매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이 많은 상품을 어느 매장에 어떻게 배치할까요? 제가 MIT 있을 때 방을 쓰던 학생이 물건 배치에 연구를 했습니다. 지금의 트렌드를 파악해서 기존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느 매장에 어느 물건이 어느 시점에 들어가야 하는지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저는 반도체를 연구하고 있었으니 옷을 연구하는 그 친구를 우습게 봤습니다. 반도체는 뭔가 있는 것 같았는데 명품도 아닌 저가 상품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경영 과학에서 이제는 스타 급이 되었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일까요? 과거에는 첨단 과학으로 첨단 상품을 만들어야 첨단산업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첨단 상품이 아닌 첨단 기법을 기업이 운영해야 첨단 산업입니다. 유통기업인 월마트에 통계학자와 컴퓨터 학자가 많이 고용된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재고관리, 상품배치에 대해 연구하고 실행에 옮기는 유통을 과학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분야에 우수한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미국 아마존 닷컴은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인터넷 몰입니다. 제가 여기에서 광고 메일을 받습니다. 인사를 하고 제 이름을 호명하고 상품을 권하는데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광고상품이 딱 8가지 인데요. 설명을 드리면, 제가 이 광고 메일을 받기 2달 전에 제가 세 발 자전거를 3살짜리 제 아이를 위해 구입했습니다. 부모 욕심에 자전거를 좀 큰 걸 샀더니 아이가 자꾸 넘어져서 벨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이 광고 메일에 벨트가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세 발 자전거를 구입한 많은 고객들이 벨트를 함께 구입하는데 너는 왜 벨트를 구매하지 않았냐고 광고에 넣은 것입니다. 그리고 데이터와 경영 분야의 베스트셀러들이 광고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전에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즉 너 같은 부류들은 이 책을 대부분 구매했는데 왜 너는 안 했느냐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제가 구매한 책 중에 숫자로 보면 공학 관련 책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공학 관련 추천 책은 1권밖에 없습니다. 그 말은 과거에는 네가 공학 관련 책을 많이 구매했지만 요새는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학 관련 책은 적게 권한 시간을 고려한 광고인 것입니다. 제가 2년 전 2008년 말에 받은 광고메일인데 당시 미국 상황이 좋지 못한 때였습니다. 경기가 좋지 못하니 직장에서 나와 이력서를 쓴다는 것에 착안해 이력서 광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이 광고 이메일의 8개의 물건 중에 4가지를 더 구매했습니다. 바로 지름신을 부르는 광고입니다. 솔직히 저는 아마존 광고를 좋아합니다. 이유는 물건 보다 신간 서적이 제 관심사를 분석해서 권해 주기 때문에 마치 과거에 동네 서점에 주인이 내 취향을 알고 신간을 권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즘에는 매스 마케팅으로 이런 서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세분화된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고객 취향을 판별하고 원하는 것을 미리 제시합니다. 오히려 몰랐던 신간을 광고 메일로 받아 보니 오히려 광고를 즐기게 됩니다. 과학적 의사결정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 나라 모 마트에서도 발송된 쿠폰에 제 이름이 적혀 있길래 물어 보니 이제 시도를 좀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개선 여지가 있다고 합니다.

 

성공적 분석을 위한 조언

성공적인 분석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제가 계속 수학과 과학을 이야기했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가정이 있어서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고 오히려 화가 될 수 있습니다. 국내 모 대기업에서 몇 십 억을 들여 이런 소프트웨어를 사다가 투자했는데 가동을 못 하겠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격을 측정하는데 변동폭이 너무나 크니 이해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 하나 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전반적 운영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닥에서 시작해 기업이 뿌리를 이해했을 때 이해되는 결과물이지 단순히 플러그인 한다고 성과를 보진 않습니다. 제가 마이크론에서 일할 때 바닥에서 시작한 것은 기업 운용의 프로세서를 다 이해하지 않으면 데이터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 하나 끼워 놓고 자동으로 가기 바래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것들은 현장 사람들의 이해가 필요하지만 최고 의사결정자도 디테일까지는 아니어도 상위 레벨의 지식 정도는 필요합니다. 또한 외부가 아닌 내부의 전문가가 필히 필요합니다.

 

디즈니는 과학적 의사결정을 뿌리 끝까지 가진 기업 중 하나입니다. 수학적으로 복잡하더라도 직관적으로 간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말은 아무리 우리가 복잡한 수학적 데이터를 가지고 하나를 발견했을 때 그 전에는 몰랐어도 발견하고 나서는 직관적으로 봐도 말이 된다고 생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학적 결과가 나왔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분석 결과가 이러니 해야 한다는 식은 아닙니다. 즉 분석은 눈으로 봤을 때 캐치하지 못하는 것에 힌트를 주지만 일단 발견되고 나서는 이제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는 것이 진정한 분석의 가치인 것입니다. 기존에 있는 경영학 지식과는 궤를 달리합니다. 경영과학은 경영학과 다닐 때 배워 봤지만 그거 쓸모 없더라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근본부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학문도 바뀌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학문이 뒤쳐져 있습니다. 오히려 기업에서 빨리 나가고 있습니다. 기존의 통계는 많은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에 제한된 양에서 이 정도는 이해 가능하다고 결과를 낸 것입니다. 출구조사는 모든 사람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기 때문에 샘플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전체에 반영 가능하다는 것이 통계입니다. 그런데 Big Data는 모든 데이터를 다 분석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통계와는 개념자체가 다릅니다.

 

지금까지 경영과 과학에 대해 말씀 드린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경영학이 문과의 학문으로 편입되어 있으므로 인문학적인 문과 소양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는 과학적 접근기회가 무척 많고 이미 과학이 경영학을 바꾸고 있습니다. 과학이 간과되었기 때문에 강조할 뿐이지 인문학과 대치되는 개념이 절대 아닙니다. 설로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 과학이 한 축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미 그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가 기업이 망하는 것은 잘못한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오늘 강연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서희영 연구원(hyseo@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