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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레터

제목 [2011년 3호]의료산업경쟁력포럼: 연구중심병원
발간일 2011-10-07 첨부파일 사진6.hc포럼.JPG

[의료산업경쟁력포럼]


연구중심병원


선 경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제 10기 6회 의료산업경쟁력포럼이 8월 26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선 경 교수님의 “연구중심병원”이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13개 병원에 2조400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하는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의 가시화로 많은 병원들의 관심 속에 연구중심병원의 진행 경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보건의료 R&D의 가장 큰 화두인 연구중심병원의 현재까지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계획 및 선정과정 등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연구중심병원에 대해 말씀 드리기 전에 HT(Healthcare Technology)에 관한 정의부터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HT란 사람의 건강과 웰빙(Well-Being)을 실현하기 위해 이뤄지는 모든 광범위한 기술, 정보, 제도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의료행위의 범위가 과거에 질병을 치료하고 제거하는 메디슨(Medicine)에서 웰빙으로 넘어가고, 신체적인 치료만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인 관계까지도 치료함에 따라 고전적인 치료행위 외에 건강유지와 관련된 의료 주변행위 모두를 다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기존의 BT(Bio Technology)와의 차이점은 BT는 적용범위와는 상관없이 기술자체의 특성으로 정의되어 기술의 정의는 분명하지만 적용범위는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이 특징인 반면, HT는 인체를 대상으로 인간의 삶을 증진한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모든 기술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즉, 근본적으로 질병을 극복하고 웰니스(Wellness)를 증가시키는 목적을 가진 모든 산업과 기술의 융합이 HT입니다.

그럼 이제 연구중심병원의 추진배경과 그동안의 진행경과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보건의료 분야가 산업으로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미래사회의 메가트렌드인 고령화, 기후변화, 도시화, 경제발전에 따른 바이오(Bio) 분야의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국가적으로 선제 대응하기 위해 HT는 중요합니다. 또한 이런 보건의료 R&D를 추진하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의료비 절감 등 의료비 지출의 효율성 증진을 위한 것으로 이미 선도국가에서 그 효과를 입증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적절한 처치가 생존율에 극명한 영향을 미치는 것과 신약의 발명으로 인해 전체 진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 노년의 장애비율이 증가하면 불필요한 사회비용이 증가하는데 이러한 비용을 신기술개발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 등 그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선도국가들을 보면 이미 HT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헬스분야에 21%정도 투자하고 있으나 한국은 전체 BT 투자 대비 HT 투자율이 매우 저조합니다. 이미 지난 정부부터 의료산업화와 선진화에 대한 화두를 던져왔으며, 모든 사람이 포스트 IT시대의 해답은 HT라고 말하나, 실제로는 제도와 정책, 지원 등 하나도 바뀐 것이 없습니다. 특히 기초연구가 사업화가 되려면 중상임상연구를 통해 안정성, 유효성을 거쳐야 제품화가 되는데 현 R&D ‘기초 연구→중개•임상 연구→사업화’ 단계에서 기초연구와 사업화에 비해 중개•임상 연구에 대한 투자금액이 매우 적어 실용화를 통한 성과 창출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고 효과적인 HT 육성을 위해서는 지금의 중개•임상 연구를 끌어올리는 풀(Pull) 전략으로 국내 R&D 투자 전략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연구중심병원 사업의 추진체계는 두 개의 트랙(Track)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먼저 ‘트랙 1(Track 1)’에서 시설 및 장비, 인력, 조직 등을 검토해 연구중심병원을 지정하고 ‘트랙 2(Track 2)’에서는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R&D)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정대상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전문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이며 진흥원이 사업공고를 내고 연구중심병원 전략기획단이 서류검토 및 평가 그리고 현지조사를 한 뒤 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 지정될 예정입니다. 연구중심병원 선정 시, 중요한 개념은 바로 표준 연구유닛(Unit)으로 연구기반 환자진료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연구주제를 수행하기 위해 평균적으로 요구되는 연구팀 규모로 인력은 36명, 연구비 25억 원과 병원 대응자금 25억 원이 투입되며 병원의 역량과 의지, 연구주제 등에 따라 1개에서 6개까지 연구유닛 조합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표준 연구유닛의 도입으로 병원 대 병원으로 경쟁 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병원도 한 분야에 총 집중하게 되면 경쟁이 가능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약물중독으로 유명한 부곡병원도 유닛을 구성해 연구중심으로 가겠다고 하면 경쟁력이 있는 것입니다.

국내 병원의 경우 용이한 의료접근성으로 환자 진료경험이 풍부하여 많은 환자 데이터 확보가 가능합니다. 또한 우수한 인적자원과 높은 치료기술 수준, 첨단 장비보유 등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기에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연구중심병원을 통해 병원 스스로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대한민국 보건의료가 산업화가 되면 산업의 동력화와 의료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 병원의 국제경쟁력 제고 및 의료 공공성 강화는 물론이고 HT관련 공공 R&D 투자 극대화와 관련산업에 대한 고용유발 효과, 무역수지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연이 끝난 뒤에도 참석자들의 많은 질문이 잇달았던 무척 유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고한나 연구원(hngo@ip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