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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09년 2호] 의료산업경쟁력포럼: 의료산업과 디자인 경영
발간일 2009-06-30 첨부파일

[의료산업경쟁력포럼]

의료산업과 디자인 경영

 

이혜선 교수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8기 의료산업경쟁력포럼에서는 6 26일(금) 제5회 정기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이혜선 교수가 「의료산업과 디자인 경영」이라는 주제로 강연하였습니다.

 

디자인 경영이란?

디자인 경영이란 상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생각하는 소비자 인사이트(Customer Insight)와 실제적으로 무엇인가를 개념화 시키거나 통합시키는 창의적인 사고, 그리고 참여가 합해진 것이라고 생각하며, 경영 주체인 CEO 및 경영자의 참여와 관심과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소비자 중심의 입장에서 창의적으로 풀어나갈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디자인 경영에서는 사람을 이해해야만 상품에 대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 추구하는 가치, 사용하는 환경을 정확히 이용하여 사람과 맥락(context)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 병원만의 경쟁력있는 가치를 찾아내어 브랜드의 핵심과 문화를 만들어 주는 브랜드의 가치와 포지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란 것이 사람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지 기술 중심적으로 풀어놓고 사람을 거기에 맞추려고 하면 사람이 사용하지 않게 되어서 그 발전된 기술이 무의미해집니다.

 

나우병원의 사례 브랜딩

나우병원은 의사 13명 정도의 척추 관절 전문병원으로 선교활동이 중심이라서 병원을 깨끗하고 예쁘게 만드는 데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던 병원이었습니다. 병원에서 하루 종일 진료실, 대기실에서 가만히 앉아서 관찰기록지를 작성하고 병원의 동선을 쫓아다니며 조사를 하고 스탭, 환자들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찾아낸 것들이 있습니다.

이 병원은 실력이 좋아서 환자들이 무척 많아 보통 2시간은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에 지루하고 짜증이 나서 여기저기 흩어져서 있다 보니 간호사의 콜링도 잘 못 받았습니다. 보통 이름을 세번 이상씩 콜링을 해야 했습니다. 이것이 계속 반복되어 간호사도 환자도 짜증이 나고 간호사의 스트레스 레벨이 올라가니 또 자주 관둡니다. 환자들에게 나우병원이란 진료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병원에 오는 것 자체가 그다지 즐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특성상 보호자가 대부분 따라옵니다. 자제분이나 배우자가 꼭 같이 오니 더 복잡하고 어수선해 집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선생님은 더 뽑을 수 없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도 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브랜드에 대해서 조사해본 바로는 광해병원은 척추 디스크 전문의 역사가, 우리들 병원은 21세기형 럭셔리 병원이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을 대면 그렇게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에 반해 나우병원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브랜드가 없습니다.

의사선생님들이 우리 병원의 비전과 이념이 이거다, 라고 전달을 하지 못했을 때는 아무도 그것을 모릅니다. 비전과 이념을 전달하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서로간의 그것들을 공유함으로써 더 큰 힘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새로워지는 나우병원

브랜드 인터랙션에서도 환자와 보호자와 스탭, 이렇게 세 개의 공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실제로 간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이런 병원의 주요 환자층은 자신이 직접 병원을 찾기 보다 자식들이 찾아 드립니다. 그 자제분들이 직접적인 소비자는 아니지만 마치 아이의 옷을 엄마가 사는 것처럼 이 분들에게도 분명히 전달될 수 있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자인 부분에서는 스페이스 플래닝, 사인 플래닝, 칼라 플래닝을 해야 했습니다.

여기서 기다리는 시간, 움직이는 시간, 진료를 받는 시간이 있는 상황에서 스페이스 플래닝에서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어떻게 하면 기다리는 2시간을 덜 지루하게 만들까였습니다. 보통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한두시간 기다리는 것은 굉장히 지루합니다. 그러나 공항에 보통 2시간 전에 가게 되는데, 그렇게 길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여러 가지 절차가 다 거치다 보면 2시간이 금방 갑니다.

그래서 기다리는 장소들을 계속 움직여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기다리는 일의 진행상황을 모르면 훨씬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숫자로 된 시간을 알려주는 것보다 장소가 이동하는 것으로 인해 자신이 지금 어떤 일의 진행중인지를 알게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칼라를 이용한 이유는 간호사들이 계속 할머니들께 주사실로 가라, 검사실로 가라 그 다음에는 어디를 가라,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할머니들께 이러한 설명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심플하게 칼라로 표시하도록 하였습니다. 먼저 척추분야와 관절분야를 가장 발음하기 쉬운 파랑과 노랑으로 구분했습니다. 구분하기 어려운 연두나 보라는 안됩니다. 초록색도 아직 신호등 같은 데서는 파란 불이라고 말하기 때문에 구분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오렌지, 이런 영어도 안 됩니다.

서비스는 면에서도 이 칼라 디자인을 이용해서 간호사들이 저기 노란색 가서 기다리세요, 하면 노란색으로 가서 기다립니다. 대기실도 여러 군데로 나누었습니다. 처음에 접수증을 받고 접수를 하는 시점에서 1차적으로 기다리고, 그 다음에 노란 데 가서 기다리라고 하면 2차적으로 기다리는 등 몇 번씩 자리를 이동하면서 이렇게 대기시간을 분할했습니다.

시공된 사진을 보시면 참 저렴하게 했습니다. 기본적인 도장입니다. 고급스럽다기보다는 명쾌해 보입니다. 기본개념 중에 하나가 보호자가 동행할 경우가 많으니 이 날은 부모님께 효도하는 날로 정해서 같이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좀더 즐겁게 기다릴 수 있도록 기다리는 시간을 삶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서 즐길 수 있도록 하자라고 생각해서 진행했습니다.

동선도 재정비했습니다. 유비쿼터스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RFID는 연세 드신 분들에게는 복잡합니다. 더 직관적인 방법을 찾아낸 것이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동그란 알림기입니다. 불빛과 진동 외에 간단한 문구도 넣을 수 있어서 몇 층 몇 호로 오세요, 정도는 나올 수 있습니다. 병원의 기계 주파수와도 충돌이 없어 매우 유용합니다.

사인시스템에 있어서는 검사지들을 정리했습니다. 한번 병원에 가면 이것저것 서류들을 많이 받습니다. 당시에는 필요하니까 이것저것 챙기게 되는데 나중에 보면 상당부분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하나의 책자로 만들었습니다. 검사지의 체크하는 분야들도 칼라로 나누었습니다.

나중에 환자들의 반응을 조사해보았더니 적은 비용이 들었음에도 많은 분들이 만족하였습니다. 간호사들도 간호사 스테이션이 뒤가 보이게끔 되어 있어서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부분이 앞을 향하게 해서 필요한 물건들을 좀 감춰둘 수 있다는 것으로 안정이 되었습니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대화하면서 기다릴 수 있으니까 덜 지루해져서 컴플레인 비율이 상당히 낮아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병원의 순기능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환자 중심의 입장에서 편리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사례로 보여드렸습니다.

 

디자인 경영의 긍정적인 효과

그 외에 의료, 금융, 도시 디자인 쪽에서 외국에서 상당히 관심을 갖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사례를 보여드립니다. 그 중에 하나가 소아암 환자를 위한 게임을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자신이 캐릭터를 골라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암세포와 싸우는 겁니다. 아이들이 게임을 하면서 투병의지와 면역체계를 알게 됨으로써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디자인경영은 무엇인가라고 했을 때, 병원의 순기능은 해치지 않으면서 환자, 소비자들에게 병원에서의 더욱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최선혜 연구원(shchoi@ips.or.kr)